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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지인이 뱀을 키운다고 했다. 뱀? 아니 하고 많은 동물 중에 왜 하필이면 뱀이야? 사실 나도 어디 가서 명함 좀 내미는 동물애호가지만, 뱀이라는 소리에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강아지나 고양이야 애초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애완동물이지만, 그 누군가는 뱀을, 개구리를, 스컹크를, 심지어 거미를 좋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잘 찾아보니 주위에는 꽤 요상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는 꽤나 흥미로웠다.
INTERVIEW 정혜연(사육사의 꿈을 걷고 있는 취준생) · 스컹크
스컹크와의 첫 만남은 어땠어요?
우리 ‘초코’와 ‘오레오’요?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처음 만났어요. 지금은 웬만한 산짐승만 한데, 그땐 제 손바닥만 해서 정말 귀여웠죠. 온 신경을 다해 솜사탕 다루듯 살살 만지고 애지중지하며 키웠어요.
스컹크와 함께 지내려면 공간을 따로 만들어줘야 하나요?
일단 스컹크는 자기가 파낸 굴속에서 잠자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버로우(동물학계에서 땅 파는 습성을 의미하는 말)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아이들이 안정감도 느끼고 스트레스도 덜 받거든요. 그래서 전 항상 넉넉히 지푸라기를 깔아줘요. 아이들이 알아서 뭉텅이를 만들어 놀거나 잠자리를 만들거든요. 그리고 스컹크는 발톱이 굉장히 길어서 애완용 손톱깎이를 구비해두는 것이 좋아요. 강아지 발톱 자르듯이 핏줄이 보이는 윗부분을 잘라주면 되는데, 물론 굉장히 신중해야 하죠.
추위에는 강한가요?
야생 스컹크는 털 때문에 겨울에 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집에서 키우는 아이들은 비교적 추위에 약할 수 있어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에는 집안에 담요를 넣어주거나 전기장판을 틀어주죠. 하지만 너무 뜨겁게 틀어주면 아이들이 힘들어하니 온도 조절도 중요해요. 사실 겨울보다 여름에 취약해요. 여름에 시원한 물은 필수죠. 특히 새끼 때는 햇빛에 노출되면 위험해요. 그늘진 곳에서 키우는 것이 좋죠. 간혹 아이들이 너무 더워해 얼음을 주기도 하는데, 속을 놀라게 할 수 있어서 추천하지는 않아요.
잠은 언제 자고 밥은 언제 먹나요?
야행성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저녁에 더 활발해요. 낮에는 대부분 잠을 자요. 하지만 아침과 저녁의 밥 주는 시간은 기가 막히게 알아서 그 시간대가 되면 밥 달라고 문을 긁기도 해요. 새끼였을 때는 두 시간 반마다 우유를 줘야 해서 굉장히 힘들었죠. 정말 두 시간 반마다 알람시계처럼 울어댔어요.
키울 때 애로사항은 없나요?
스컹크 특유의 냄새? 강아지보다 냄새가 심해요(웃음). 물론 배설물의 냄새도…. 기분이 안 좋거나 무서움을 느낄 때는 몸에서 더 냄새가 나요. 아! 스컹크의 항문선에서 나오는 액체(보통 방귀라고 알고 있는 액체)때문에 키우기 힘들지 않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초코와 오레오는 제거 수술을 한 상태예요. 위협적인 냄새는 전혀 없어요.
먹이는 무엇을 주나요?
강아지 사료요. 스컹크는 원래 잡식성이라 과일이나 곤충을 먹이로 줘도 돼요. 초코랑 오레오는 특히 사과랑 포도를 잘 먹어요. 포도는 껍질을 까서 먹죠. 똑똑하죠(웃음). 아주 가끔씩 강아지 간식을 디저트로 주기도 해요.
배변 활동은요?
정말 신기하게도, 따로 훈련을 시키지 않아도 한 장소에서만 배변을 하더라고요. 그곳에 애견패드나 신문지를 깔아주면 계속 그 자리에서 배변 활동을 해요.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사람과 교감하나요?
강아지만큼의 교감은 바라기 힘들어요. 그래도 어느 정도 말귀는 알아들어요. 한번은 제 손을 세게 물었는데, 피부가 뚫리는 줄 알았어요. 너무 아파서 호되게 혼냈더니 그때 이후로는 절대 세게 물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자기들을 돌봐준다는 걸 알아요. 이제는 제 손 가지고 장난치고 노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죠.
스컹크는 엄청난 장난꾸러기라던데요?
맞아요. 장난꾸러기면서 생각보다 영리하죠. 아이들의 사육장이 미닫이문으로 되어 있는데, 한번은 그 문을 얼굴로 밀어서 열고 나온 거예요. 온 집안을 들쑤셔 놓았죠. 구석구석 틈으로 들어가 먼지란 먼지는 다 뒤집어쓰고, 쓰레기봉투는 갈기갈기 찢어놓고, 소파도 발톱으로 긁어놓았어요. 그리고 일단 얘네들이 탈출하면 굉장히 빨리 도망 다녀서 잡기 어려워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무엇을 가지고 노나요?
강아지용 장난감을 몇 번 넣어준 적이 있는데,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신문지 같은 종이를 찢으면서 노는 걸 좋아해요. 한번은 소리 나는 공을 줬더니 무서워하면서 공에 대고 위협 행동(스컹크는 위협을 가할 때 엉덩이를 들면서 앞발을 땅에 굴린다)을 하더라고요.
스컹크를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특별히 예민하거나 취약점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환경(온도, 사료, 물 등)만 잘 갖추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강아지를 키울 때처럼 많은 교감이나 훈련 효과를 바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애견과 비슷한 점도 꽤 있지만, 배설물의 양이나 냄새, 관리 등의 면에서는 많이 다르거든요. 모든 동물에게 해당되듯이 사람의 흥미를 위해서만 동물을 키울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초코와 오레오를 보며 위로받을 때도 있나요?
물론이죠. 기분이 안 좋거나 힘들 때,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금세 나쁜 기분이 사라져요. 멍한 표정의 작은 얼굴에 비해 큰 덩치로 돌아다니는 걸 보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
스컹크만의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
생각보다 영리한 점과 통통한 몸통에 비해 너무나도 작고 귀여운 얼굴이요!
INTERVIEW 홍윤희(친구 덕분에 동물애호가가 된 여자) · 고슴도치
많은 동물 중에 굳이 고슴도치를 키우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뽀또는 친구가 키우던 고슴도치였는데, 사정이 생겨서 제가 맡게 되었고 키우다 보니 완전 매료됐죠.
뽀또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처음엔 걱정이 앞섰어요. 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었고…. 더군다나 고슴도치는 저에게 굉장히 생소했거든요. 등에 나 있는 가시가 무서워서 괜히 맡았나 싶기도 했어요. 물론 나중엔 가시 안에 숨겨진 귀여운 얼굴을 보고 요즘 흔히 말하는 ‘심쿵’을 했지만요.
고슴도치를 키울 때 꼭 필요한 환경이나 소품 등이 있을 것 같아요.
적당한 크기의 사육장이요. 찾아보니 다양한 사육장이 있더라고요. 저는 앞이 투명한 아크릴로 되어있는 케이스에 뽀또를 키우고 있어요. 집이 너무 작으면 운동을 충분히 못 해 활동량이 적어진대요. 쳇바퀴 같은 소품을 넣어주면 더 좋죠. 고슴도치가 운동도 하고 재미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바닥재는 반드시 필요한데, 애견패드나 누빔 천, 톱밥, 깔집 매트 등 종류가 다양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톱밥을 깔아주었어요. 누빔 천은 자주 세탁을 해줘야 해서 불편하고 애견패드는 뽀또가 자꾸 뜯어서 솜이 다 빠져나오더라고요. 그리고 고슴도치가 숨을 수 있는 집, 흔히 말하는 ‘은신처’도 필요해요. 예민한 고슴도치들은 작은 소리에도 겁먹고 움찔움찔하죠.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은신처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잠은 언제 자고 밥은 언제 먹나요?
고슴도치는 원래 야행성이에요. 뽀또도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는 조금만 밝아도 ‘얼음’ 상태였는데 지금은 훤한 대낮에도 잘 돌아다녀요. 잠은 자기가 자고 싶을 때 자는 것 같아요. 사료도 듬뿍 담아놓으면 먹고 싶을 때 먹어요. 자기 마음대로예요(웃음). 간혹 뽀또가 밤에 쳇바퀴를 너무 열심히 돌려서 그 소리 때문에 제가 잠을 못 잘 때도 있어요.
키울 때 애로사항은 없나요?
아무래도 ‘가시’겠죠? 한동안 핸들링이 안 돼서 굉장히 애먹었어요. 밥을 줄 때, 물을 갈아줄 때, 목욕을 시킬 때, 바닥재를 갈아줄 때마다 아이를 잠시 옮겨놔야 하는데, 그때마다 가시를 세워서 곤욕을 치렀죠. 굉장히 따갑거든요. 친해지면 절대 가시를 세우지 않지만, 그전까지는 가시 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아요.
먹이는 무엇을 주나요?
시중에 고슴도치 전용사료가 굉장히 많이 나와 있어요. 저도 처음엔 고슴도치 사료가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간식으로는 밀웜(갈색거저리의 애벌레)을 주는데, 저도 살아있는 밀웜은 징그러워서 못 만져요. 그래서 건조 밀웜을 주죠. 아주 잘 먹어요.
배변 활동은요?
고슴도치는 적당한 화장실 환경을 만들어주면 그 냄새를 기억하고 그곳에다가 배변 활동을 한다고 해요. 그런데 뽀또는 배변을 가리지는 못하더라고요. 보통 쳇바퀴를 돌리면서 배변을 해요.
장난을 치기도 하나요?
솔직히 저에게 장난을 치는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아요. 혼자서 집을 뒤집어엎거나 쳇바퀴를 돌리며 놀기는 하죠. 고슴도치는 주인에게 가시를 세우지 않는 순간, 서로 간의 신뢰가 생기고 교감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엔 뽀또를 손에 올려두고 가시를 쓰다듬어 주기도 해요. 목욕시키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죠.
가장 기분이 좋아 보일 때는 언제죠?
뽀또는 집에서 꺼내주면 굉장히 좋아해요. 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발버둥 치기도 하고 여기저기 들쑤시며 돌아다니기도 하죠. 한번은 침대 밑으로 들어가서 안 나오는 거예요. 겨우 구출했는데, 가시에 온통 먼지가 꽂혀있었죠(웃음).
무엇을 가지고 노나요?
뽀또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은 쳇바퀴죠. 올림픽출전이라도 하는 양 열심히 쳇바퀴를 돌리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키울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요?
고슴도치는 겨울철에 감기나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어요. 최근에는 애완동물용으로 전기장판이나 옆면에 전기장판을 끼울 수 있는 사육장도 나왔어요. 타이머를 맞춰놓으면 온도조절도 알아서 되니 편리하죠. 사육장이 너무 뜨거워도 안 되거든요. 고슴도치는 극한의 더위에도 약하지만, 추위에 더 약해서 보온은 필수적인 것 같아요.
고슴도치를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고슴도치의 가시에 찔리면 굉장히 아파요. 서로 간의 신뢰가 쌓이기 전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이 부분을 꼭 염두에 두고 입양을 생각해주세요.
고슴도치만의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요?
‘안팅’을 할 때요. 안팅은 고슴도치가 처음 맡는 냄새를 기억하기 위해 혓바닥으로 거품을 만들어서 자기 몸 곳곳에 묻히는 행동이에요. 제 손에 올려두면 항상 가시를 세우던 뽀또가 어느 순간 손에 코를 대고 킁킁대더니 요상한 포즈로 안팅을 하더라고요. 그때 기분이 굉장히 묘했어요. 마치 내 아이를 낳는 느낌이었죠(웃음).
INTERVIEW 문대승(서울연희전문학교 애완동물학과 교수) · 다트프로그 외 다양한 파충류
파충류를 키우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 동물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파충류를 좋아해요. 그리고 애완동물도 사람과의 궁합이 있거든요. 활동적인 성향의 사람은 개를 키우면 좋죠. 같이 산책도 다니고. 전 집돌이라서요(웃음). 파충류처럼 관상용으로 키우면서 돌봐줄 수 있는 동물이 좋아요.
집이 동물원의 ‘파충류관’ 같아요.
동물을 키울 때는 환경을 갖춰놓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파충류를 위해 사육장을 꾸미는 것을 ‘비바리움’이라고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죠. 완벽히 자연과 똑같이 꾸밀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킬 수 있죠. 그리고 파충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파충류를 보는 것만으로도 거부감을 가질 수 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키우면 전혀 혐오스럽지 않다’고 보여주고 싶은 거죠.
비바리움은 직접 만든 건가요?
그럼요. 어떤 생물은 사막처럼 만들어줘야 하고 어떤 생물은 늪지처럼 꾸며줘야 하죠. 파충류들은 각각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환경을 잘 꾸며주는 것이 중요해요. 둥지처럼 보이는 건 제가 필름 통에 나뭇가지 등을 붙여서 아이들이 알 낳을 통을 만들어 준 거예요. 사육장 안에 들어있는 식물들도 다 살아있는 식물이에요.
저 개구리는 어떤 종류예요? 되게 독특하게 생겼어요.
다트프로그예요. 남미가 서식지인 개구리인데, 야생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피부에 독이 있어요. 하지만 애완용으로 키우는 아이들은 독이 없어서 위험하진 않아요. 얘네들은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살기 때문에 사육장 안에 습도를 높여줄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놨어요. 분무기 같은 거요. 다른 예쁜 개구리도 있어요. 이 아이는 레드아이트리프로그라고 해요. 총천연색 같죠?
잠은 언제 자고 밥은 언제 먹나요?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있는데, 야생 양서파충류들은 매일 먹이를 먹지 않아도 살 수 있게 몸이 설계되어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얘네가 밥 먹는 모습이 귀여우니까 먹이를 많이 주죠. 그래서 비만인 애들이 많고 돌연사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평균 2~3일에 한번씩 밥을 줘요. 아니면 아이들 행동변화를 보고 먹이를 주죠. 사육장에 밥을 넣어주는 구멍이 있는데, 애들이 그 구멍을 기억해요. 그래서 배가 고프면 구멍으로 모여들죠. 그때 먹이를 주기도 해요.
무얼 먹나요?
귀뚜라미와 초파리와 쥐요….
아…. 먹이가 애로사항이네요.
맞아요(웃음). 먹이 때문에 파충류 사육을 꺼리는 사람도 있어요. 얘네는 보통 귀뚜라미나 벌레를 먹어요. 그래서 그 먹이도 같이 키워야 하죠. 다트프로그는 초파리를 먹어요. 그런데 초파리가 날아다니면 감당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못 날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실험용 초파리를 집에서 배양하죠. 먹이가 떨어지면 안 되니까. 레드아이트리프로그는 귀뚜라미를 먹어요. 그래서 귀뚜라미도 직접 키워요. 신발장에서 소리 못 들으셨어요(웃음)? 너무 시끄러워서 현관에 둔 거예요. 뱀은 생쥐를 먹는데, 요즘에는 쥐 농장에서 냉동시킨 쥐를 택배를 보내줘요. 과거에는 집에서 키우기도 했어요. 그런데 살아있는 쥐는 냄새가 너무 심해서 집에서 키우기는 힘들더라고요.
귀뚜라미가 탈출하지는 않나요?
하죠. 돌아다닐 때도 있어요(웃음).
또 다른 애로사항은 없나요?
사실 파충류 자체도 비싼데 사육장을 만드는데도 돈이 많이 들어요. 그리고 전기세도 만만치 않죠. 파충류 사육장은 온도조절과 습도조절이 중요하거든요. 너무 더우면 죽는 아이들도 있는데, 다트프로그는 온도가 25도 이상인 환경에선 살지 못해요. 그래서 여름에는 집안 전체에 에어컨을 켜놓고, 사육장 안에 선풍기 같은 공기팬도 달아줘요. 계속 전기를 사용해요. 유지비용이 많이 들죠.
사람과 놀기도 하나요?
레드아이트리프로그나 도마뱀은 가끔 제 손에 올려놓기도 해요. 하지만 나머지 파충류들은 거의 관상용이죠.
파충류를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충고가 있다면요?
파충류는 환경을 잘 갖춰줘야 해요. 사실 비바리움을 만드는 일은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귀찮은 작업이에요. 어렵기도 하고요. 하지만 자꾸 만들다 보면 노하우가 생기고, 비바리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유튜브 동영상도 많아요.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비바리움을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보기도 하는데, 저는 ‘만드는 법은 알고 있지 않느냐. 그 모든 작업을 할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요. 아이들을 위한 사육장을 꾸미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니까, 키우기 전에 깊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INTERVIEW 송원준(어라운드 대표) · 물고기
많은 동물 중에 굳이 물고기를 키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아이와 함께 마트에 갔는데, 아이가 수족관에서 물고기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신기해하더라고요. 저 역시 어릴 적에 물고기를 키웠던 기억이 좋게 남아있어 데리고 오게 됐어요.
물고기와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처음에 열두 마리를 분양받았는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물고기가 죽었어요. 새 어항에 물고기를 넣어주면 한 달 정도 물갈이를 하는 도중 많이 죽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속상했죠. 그제야 열대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 후 다시 분양받은 물고기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키울 때 꼭 필요한 환경이나 소품이 있을 것 같아요.
어항이죠. 그리고 어항 속 수질관리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물에서 박테리아가 번식해야 한다고 해서 약을 넣어주었어요. 박테리아는 분비물을 정화시켜주는 고마운 녀석들이죠. 그리고 어항 속에 풀을 많이 넣어 열대어들이 잘 숨어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아요. 숨을 곳이 있어야지 물고기들이 휴식도 취하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온도도 중요해요. 전 구피와 열대어를 키우고 있는데, 어항 속에 온도계를 넣어두고 항상 26~29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체크해요.
잠은 언제 자고 밥은 언제 먹나요?
저도 얘네들이 어떻게 잠을 자는지 궁금했죠. 가끔 밤에 몰래 지켜보기도 해요(웃음). 조용히 불을 켜고 어항을 들여다보면 바닥이나 풀에 걸쳐서 잠을 자고 있어요. 그런데 물고기들은 눈을 뜬 채로 자더라고요. 그래서 불을 켜면 바로 깨서 헤엄치고 다녀요. 밥은 퇴근 후 하루에 한 번 줘요.
배변 활동은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너무 활발하게 배변 활동을 해서 물이 급격히 더러워졌는데, 지금은 물속에서 박테리아가 잘 번식했는지 배설물들이 바로 분해되고 물도 깨끗해져요.
독특한 애로사항은 없나요?
여행을 가거나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할 때, 사료를 줄 수 없어서 고민이에요. 지금까지는 주변 지인에게 부탁하긴 했었는데…. 고양이나 강아지처럼 자동 급식 기계가 개발됐으면 좋겠어요.
물고기를 키울 때 가장 매력적인 점은 무엇인가요?
어항 꾸미기가 재미있더라고요. 지금은 ‘정글’ 콘셉트로 어항을 꾸며놓았어요. 기린, 코끼리, 거북이가 어항 속 수풀에 숨어있어요. 사실 그 동물들은 어항 용품이 아닌 아들의 장난감이에요. 물고기들에게 전혀 해가 되진 않죠. 덕분에 아이가 어항을 들여다보며 그 동물들의 이름을 외우면서 놀아요. 다음 어항 청소 때는 또 다른 콘셉트로 꾸며볼 계획이죠. 아! 치어를 보는 일도 굉장히 즐거워요. 최근에 물고기가 새끼를 낳았어요. 그래서 그 치어들은 따로 분리해서 키우고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다른 물고기들이 잡아먹거나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대요. 임신한 암컷이 출산이 거의 임박해지면 산란통에 따로 분리해줘야 해요. 치어들이 하루하루 쑥쑥 자라고 있는데, 얼른 커서 어른 열대어가 있는 곳으로 풀어줄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주인과 교감도 하나요?
유일한 교감이라면, 제가 밥 주는 걸 알고 모여들 때? 이제 어두운 방에 불만 켜도 밥 주는 시간인 줄 알고 움직임이 현저히 빨라져요.
물고기들도 서로 장난을 치나요?
가끔씩 서로 추격전을 벌이는 것 같기도 해요.
물고기를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어항 청소가 귀찮아서 못 키운다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청소할 때마다 어항을 어떻게 꾸며줄까 고민하다 보면 오히려 어항 청소 날이 기다려져요. 저도 처음에는 아이 때문에 키웠지만, 지금은 제가 아이보다 더 물고기에 대한 애착이 강해요. 물고기는 강아지처럼 사람과 살이 부딪히며 교감을 형성하지는 않지만, 제가 눈으로 관찰하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조금은 다른 종류의 교감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을 다해 바라보고, 돌봐야 해요.
애완이를 보며 위로를 받을 때도 있나요?
복잡한 생각이 들 때, 아이들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에디터 정혜미
포토그래퍼 안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