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KA INHOUSE

산티아고의 수공예 브랜드

MINKA
INHOUSE

산티아고의 수공예 브랜드

사람들이 천이나 그릇을 처음 만들어 냈을 때, 그것은 아마 가장 기본적인 구조였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복잡한 모양을 연구하고, 그것을 손쉽게 대량생산하는 기술도 익혔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우리 삶이 더 평화로워졌다고 아무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래서 전통적인 방식을 찾아 되살리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살아가는데 필요한 평온함을 되찾는 일일지도 모른다. 민카 인하우스의 제품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편리함을 쫓지 않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부드럽고, 견고함을 엮고, 빚고
그리고 만들어나가는 일

Weaving, sculpting and creating the soft and solid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Santiago에 사는 프랜Fran은 여러 장인, 예술가들과 함께 핸드메이드 브랜드 ‘민카 인하우스Minka Inhouse’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녀와 처음 대화를 나누게 된 건 얼마 전이다. 브랜드를 런칭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오던 일을 차분히 엮어내고 있어서일까, 그녀는 유독 당당하고 차분했다. 짧은 대화를 통해 나는 그녀가 더 많은 것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작은 물건을 만들 때에도 깊게 고민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민카 인하우스의 제품은 재료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도예, 나무 그리고 패브릭. 다른 재료를 사용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내게 그녀는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보다 수많은 문양에 관해서 알아가는 것이 더 설렌다고 답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은 오래된 직조 방식을 유지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이라며, ‘여행을 다녀 와서 이야기를 더 이어가자’고 덧붙였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흘렀고, 나는 오랜만에 그들의 홈페이지를 확인했다. 예상대로 그들의 제품은 늘어나지 않았다. 나는 더 좁고 깊어졌을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다시 한 번 연락을 했다.

당신을 소개 부탁 드립니다.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요?
저는 프랜입니다. 산티아고에서 자랐고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제일 좋아하는 것은 지금 현재의 일, 하얗고 지저분한 운동화, 매일 요가를 하는 것,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 실에 관련된 나의 카탈로그 그리고 남자친구예요. 지금 27세입니다. 가끔 더 나이 들어 보일 때도 있고(가끔 사람들이 제 이름 앞에 ‘부인’을 붙여요) 더 어리게 보일 때도 물론 있죠. 웃으면서 ‘아가씨’라고 부르기도 해요.

브랜드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그래픽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곧바로 제품을 만드는 여러 소매업체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회사에 다니면서 홍콩, 중국 그리고 유럽의 여러 국제 디자인 페어도 볼 수 있었죠. 중국 출장을 갔을 때는 생산을 목적으로 중국이나 인도로 보내는 제품들이 현지의 제조 업체들에 의해 마음대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문제점을 발견한 거죠.
그리고 그때 제 생활은 아주 행복하지도 않았어요. 큰 회사에서 일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새로운 장소에 가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생활이었지만, 뭔가 부족했죠. 저는 제품을 만드는 데 과정이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잘 보이기를 원했어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개발될 수 있는 ‘지역의 기술’을 찾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행복하다고 얘기할 수 있어요.

언제부터 운영했나요?
작년 12월부터 시작했어요. 브랜드 이름은 우리의 작업에 대해 조사하던 중 알게 된 단어로 지었어요. 민카Minka는 케추아Quechua(페루 및 안데스 산맥에 살았던 인디오 종족) 어로, 사회적 목적을 위해 서로 돕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여기 좋은 예시가 있어요. 칠로에Chiloe(칠레 서남 해안 난바다의 섬)에서는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집을 옮기는 고대의 전통이 있어요. 더 좋은 위치를 찾았을 때, 나무로 된 집을 통째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집의 기초를 분리시키고 문과 창문을 제거한 다음, 황소에 묶어 이동합니다. 이 거대한 작업을 달성하기 위해 집 주인은 그를 도와주는 마을 사람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대접해요. 서로가 필요할 때 말없이 도와주는 풍습입니다. 그들의 ‘민카’는 그래서 제 목표이기도 합니다. 다른 장인들과 함께 일하며 서로 말없이 돕고 싶어요. 묵묵히 배우고, 나누는 동안 자연스럽게 본인들의 가치가 인정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죠.

민카의 물건들은 크게 도자기, 패브릭, 나무로 만들어져 있네요. 왜 이 세 가지를 선택했나요?
현지에서 찾을 수 있고, 직접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떠올렸어요. 가까이서 재료를 구할 수 있다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건 더없이 좋은 일일 거예요.

그 세 가지 이 외의 소재를 생각해 본 적은 있나요?
아니요. 오히려 직물과 도예에 더 초점을 맞추고 싶어요. 또 다른 재료 보다는 현재의 재료에서 다른 색과 다른 모양, 새로운 방식을 연구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품군을 늘리면 누군가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거예요. 저와 함께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당신의 브랜드를 특별하게 만드나요?
다르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인도 또는 중국에서 대량 생산되는 제품들이에요. 집에서 사용하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 브랜드의 목표입니다. 이곳에서 찾은 재료를 이용하는 것, 만들 때 생기는 기쁨을 이곳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해요.
‘We believe in thinking global and making things local’ 세계를 생각하는 열린 사고와 그것이 고스란히 담긴 물건을 생산하려면, 우선 작은 지역의 시스템부터 온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학을 다닐 때부터 디자인이 주는 사회적 영향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제가 하고 있는 작업과 이 문장은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어디서 주로 영감을 얻나요?
짧은 여행, 어느 노래, 잡지 또는 블로그, 사람들,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재료들, 특정한 색, 종이 한 장, 천의 재질감. 영감은 아주 다양한 것에서 받아요. 

산티아고 역시 당신에게 영감을 주겠네요. 그곳에 대한 소개도 부탁 드립니다.
산티아고는 칠레의 수도예요.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죠. 1시간 거리에 눈이 쌓인 곳이 있는가 하면 바다도 있어요. 도시가 점점 사람들과 자동차로 작아지고 있지만, 겨울에는 안데스 산맥Cordillera de los Andes 위에 넓게 쌓인 눈을 볼 수 있죠. 이곳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식당이 두 군데 있어요. 클레멘티나Clementina와 리구리아Liguria입니다. 광장에 있는 작은 식당이에요. 먼저 클레멘티나는 식탁이 없어요. 손님들에게 천을 주고 잔디밭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안내하죠. 음식이 정말 환상적이에요. 그리고 리구리아는 칠레의 대중적인 음식을 만들어 주는 곳이에요. 현지 사람들도 좋아하는 정말 괜찮은 식당이죠. ‘라 리라 포풀러La Lira Popular’(19세기의 칠레의 시문학 종류)의 미학에서 영감 받은 장소로, 역사적인 시각 요소들을 가득 담고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식당은 아니지만, ‘노르망디Normandie’라고 불리는 장소는 오래된 극장들이 남아있어 제가 무척 좋아하는 곳입니다. 산티아고는 모든 것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는 곳이에요. 20세기 초에 지어진 환상적인 건물들 옆에는 평범한 건물들이 있고, 몇 킬로미터 떨어져서는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전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이고, 가난한 인구의 비례가 가장 높은 나라이기도 해요. 하지만 모두들 문턱을 지나는 중이라 믿고 생활하고 있어요.

 

당신의 생활은 어떤가요? 산티아고에서 지금의 일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여기 도예가들의 사회는 정말 작아요. 세라믹 공예에 관한 모든 과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산티아고에 5명 정도밖에 안돼요. 그들은 가족이거나 친구고, 어린 시절부터 기술을 배워왔던 사람들이에요. 모두 대략 50세 정도입니다. 그러니 젊은 세대의 도예가를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죠. 특별한 유형의 직조를 하던 세대는 이렇게 점차 사라지고 있어요. 이런 좋은 기술들이 아예 소멸되기 전에 이들에게 중요한 사회적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가 뭔가를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일정한 하루 일과를 가지고 있진 않아요. 그래서 매일 새로운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가 특별하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정을 나누고 있지 않아요. 저는 월요일부터 다시 월요일이 올 때까지 일합니다. 그렇지만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이 생활이 제 인생이라는 것에 행복을 느껴요. 물론 잘 안 풀리는 날들도 많지만, 제가 마음대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으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를 일으켜요.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건 비크람Bikram 요가 뿐이에요. 저를 진정시키고 집중하게 해줍니다.

오래된 방식을 배우는 여행

The trip to the past connecting to the present through the future


지금 다루고 있는 소재에 좀 더 집중해 보고 싶다던 그녀는, 어느 날 한 남자의 소개로 오랜 직조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기술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떠난 여행 4일 간의 여행.

고대 직기 기술이 무엇인가요? 왜 이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가게 되었나요?
디자인이 새겨진 카드를 이용해 베틀을 짜는 이 직조 기술은 자카드Jacquard라고 부릅니다. 베틀에 사용되는 디자인을 카드에 구멍을 내서 새기면 자카드 틀이 구멍 난 부분을 읽어 패턴을 만듭니다. 컴퓨터의 코드에서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여러 가지의 직조 워크숍을 찾아 다니던 어느 날 한 남자를 만났어요. 그는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줬지요. 그가 그룹에 속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 그룹을 꼭 만나보고 싶었죠. 왜냐하면 그들은 한 장소에서 완성품을 만들어 내고 있었거든요. 담요 한 장을 만드는 과정도 여러 단계로 나누어져 있는데, 한 지붕 아래에서 모든 것을 다 만들고 있다니, 그곳에 가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다 볼 수 있다는 얘기였죠.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얼마나 여행했나요?
가는 데 하루가 걸렸고, 그곳에서는 3일을 머물렀어요. 몇 가지 샘플의 테스트를 거친 후 무게를 재고 담요의 크기를 쟀어요. 세부 사항들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최종적으로 재차 문제점이 없는지 확인을 했어요. 이후에 저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때 우리가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기록해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한 달 후 사진작가 올리비아Olivia와 함께 그곳을 다시 방문했고, 그 과정들을 기록해 시각자료로 남겼어요.

몇몇 사람들이 사진에 보이는데, 그분들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각각 특별하고 중요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에요. 르네Rene는 뜨개질의 전체를 담당하고 있어요. 리디아Lidia는 그 이후에 마무리를 하고, 안젤리카Angelica는 주름을 펴기 위해 다림질을 한 후, 접는 작업을 해요.

패브릭 패턴에 관해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차카나Chacana’ 그리고 ‘완구렌angulen’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두 가지 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어요. 마푸체족Mapuches(남-중앙 칠레의 아라우칸 주민)의 도상학iconography(종교, 신화 밑 그 밖의 관념체계 상 어떤 의미를 가지는 대상을 비교하고 분류하는 미술사의 한 분야)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에요. 차카나는 크루즈 안디나Cruz Andina를 상징합니다.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원주민들을 상징하는 모양인데 열두 개의 사각형을 합쳐 만든 십자가 형상입니다. 크고 작은 것, 지구와 해, 남자와 여자, 힘과 물질, 시간과 공간, 인간과 신 사이의 조합을 나타냅니다. 완구렌은 에스트렐라Estrella(별)를 상징해요. 

 인디언 추장의 아들이었던 완구렌이 별과 사랑에 빠져, 유일한 남성 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얽혀 있습니다. 

그들을 만나고 와서 특별히 달라진 점이 있나요?

우리가 나눈 이야기, 함께 고민한 문제들에서 영감을 많이 받고 돌아왔어요. 여태껏 해온 일을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좋은 디자인을 통해 장인과 기술자들을 지원하고 모두의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목표가 됐습니다. 어쩌면 겉모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거예요. 

 

그녀는 오래된 직조 방식을 배우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한 가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여러 과정들이 한 지붕 아래에서 천천히 이루어지고 있는 곳으로. 하지만 그녀의 작업은 전통적인 방식을 그대로 이어내고 있다기보다 현대와 어울리는 감각적인 색과 모양을 덧붙여 재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의 여행은 과거로의 여행이기도, 앞으로 나아가는 여행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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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권혜민

자료제공, 사진 minka in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