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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연결고리, 수집
너와 나의 연결고리,
수집
필립 블롬은 책 《수집》에서 ‘수집품을 소중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쓸모가 아니라 의미 때문’이라고 말했다. 별다른 원칙이나 기준 없이 그저 마음이 닿는 것을 모으는 이들. 그들의 마음에는 판타지를 꿈꾸는 어린이가 살고 있다. 모든 연령의 어린이에게 의미를 부여받은 장난감의 사연을 들어보았다.
INTERVIEW
1 수집 경력
2 수집 이유
3 품목 종류
4 가장 아끼는 품목
5 수집품을 관리하는 법
나주안
화가나 과학자, 군인을 꿈꾸는 7세
1 4개월
2 딱지는 누구의 도움 없이도 접기 편하고 자신감이 생겨요. 또 무엇보다 많이 모아서 딱지 부자가 되고 싶어요.
3 왕딱지도 있고요, 별딱지, 반짝이딱지, 이단딱지, 국기딱지 등 여러 가지가 있어요.
4 바로 왕딱지예요. 왕딱지에는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도 그려져 있고, 스티커도 붙어 있어서 예쁘고 제일 크거든요. 그런데 게임에서 잘 이기지는 못하는 딱지예요. 너무 얇아서요. 그렇지만 잘 지지도 않아요. 최고예요!
5 우리 집에서 제일 튼튼하고 어린 동생이 쉽게 열지 못하는 상자에 넣어 보관하고 있어요. 나만의 방식대로 넣어뒀는데, 엄마는 정말 내 방식을 이해 못 하는 거 같아요. 내 소중한 딱지!
석수란 온라인 샵 당케를 운영하며 멋스러운 장난감을 모으는 33세
김정연 당케를 함께 운영하며 아름다운 장난감 가게의 재미있는 할머니가 되고 싶은 33세
1 3년
2 거주지를 독일로 옮기고 자연스럽게 독일 장난감 위주로 모으게 됐어요. 곁에 두고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멋스러움이 더해지는 것 위주로 조금씩 모으고 있어요. 독일 장난감은 얼핏 보면 지루해 보이지만 스스로 사고하며 상상력과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장난감이 많아요. 투박하지만 정제된 멋, 정교한 만듦새, 그리고 풍부한 컬러가 저희를 매료시켰어요.
3 크게 원목 장난감과 야외 놀이 도구로 나눌 수 있어요. 원목 장난감은, 독일을 대표하는 원목 장난감 브랜드 그림스GRIMM’S의 빅 레인보우Big Rainbow와 링 타워Ring Tower,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첫눈에 반해 구입한 뮤직 트리Music Tree, 아이가 걸음마 시작할 때 구입한 셀렉타Selecta의 푸시 토이Push Toy, 스위스를 여행하며 구입한 원목 자전거가 있어요. 야외 놀이 도구는, 실내나 실외 어디서든 간편하게 공놀이를 할 수 있는 러프마츠Luftmatz 패브릭 공과 푸른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을 수 있는 레인보우 연, 생생한 컬러와 완성도를 자랑하는 슈필스타빌Spielstabil의 모래놀이 장난감이 있어요.
4 그림스의 빅 레인보우예요. 아름다운 색감과 원목의 정교한 완성도에 두 사람 모두 반했던 장난감이죠. 아이도 매일같이 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예요. 레인보우 조각을 쌓고, 정렬하고, 때론 터널을 만들고 그 터널 안으로 통과하기도 하는데, 이 장난감은 응용하며 놀 수 있는 방법이 100가지가 넘는다고 해요. 아이의 손때와 흔적이 남아 있어서 그 의미가 더 특별하기도 하고요. 화사한 색감과 조형미 때문에 집에 오브제처럼 두어도 아름다워, 보면서 늘 기분이 좋아지는 장난감이에요. 단순한 장난감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 제품인 것 같아요.
5 매일같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라 특별한 관리를 하지는 않아요. 원목 제품들은 먼지가 쌓이거나 오염되면 물을 살짝 묻힌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어요.
송지오
빨간 지하철이 되고 싶은 4세
1 2년
2 (엄마) 언젠가부터 기차나 지하철만 보면 넋을 놓기 시작했어요. 그 시작도 기억나지 않아요. 처음에는 그냥 좋아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깊이 있는 수집가의 면모가 있어서 같이 모아주고 있어요.
3 (엄마) 처음에 토마스 기차를 보고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프라레일 지하철을 종류별로 모으고 교통수단 책은 다 찾아봐요. 일본에서 출시한 제품이 대부분이라서 일본 지하철과 토마스 기차가 있고, 레일이 있어요. 레고 기차도 있긴한데 확실히 실제 지하철 모델을 좋아해요. 무궁화호, KTX, ITX, 자기부상열차, 서울지하철도 너무 좋아하는데 장난감으로 나오는 게 없어서 아쉬워요.
4 (엄마) 절대 하나를 고를수가 없다고 해요. 말을 하기 시작할 때 신기하게도 자기가 본 모든 기차나 지하철의 이름을 외우더라고요. 그리고 처음보는 기차 이름은 꼭 물어보고 정확한 발음까지 확인해요. 뭐가 제일 좋냐고 물으면 자기가 아는 모든 기차 이름을 나열하기 시작해요. 물어볼 때마다 그래요. 하나만 고르라고 해도 싫다고 말하고요. 세계의 모든 기차와 지하철을 모아놓은 책이 있는데, 그 중에 안 타본건 타보자고 이야기 해요. 매일매일 마르고 닳도록 봐요.
5 (엄마) 스스로 관리도 못 하고 치우는 걸 싫어해요. 항상 펼쳐두는 걸 좋아해서 엄마인 제가 그냥 정리를 잘 해두죠. 최근에 처음으로 영화를 보여줬는데 <토이 스토리>예요. 그걸 본 이후로 정리를 하지 않으면 달아나버릴까 봐 조금 정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강현석
로보캅 폴리 연구 개발자로
장난감에 둘러싸여 사는 게 행복한 33세
1 2009년부터 모으기 시작했어요. 9년 째네요.
2 어릴 때부터 기차를 좋아했는데, 비싸기도 했고 살 곳도 많이 없었어요. 장난감에 대한 열망을 늘 가지다가 성인이 되어서 다시 모으기 시작했어요. 좋아하다 보니 전공과도 거리가 먼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도 하게 되었고요. 일을 하면서 더 장난감 세계에 머물 기회가 많아졌어요. 완구를 만지면서 상상을 많이 해요. 한 번씩 펼쳐 놓고 기차가 움직이는 걸 보면 무척 즐거워요.
3 레고와 토마스 기차예요. 토마스 기차는 타카라 토미에서 나온 가챠 제품이에요. 같은 것을 뽑기도 하고, 액세서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 모습이 귀여워서 자꾸만 모으게 되더라고요. 레고 제품은 10233 호라이즌 익스프레스 열차(주황색 기차), 4511 고속 열차(녹색 기차), 10001 메트로 라이너(회색 기차), 10254 홀리데이 익스프레스(겨울 기차)가 있어요.
4 하나만 꼽기 어려운데 1991년도에 나온 레고 메트로 라이너를 아껴요. 제대로 기차를 모으기 시작한 제품이기도 하고, 소장가치도 있거든요. 미국의 지하철을 모티브로 만든 거예요.
5 곧 이사하는데 장식장에 보관할 거예요. 토마스 기차도 어디서든 구할 수 있지만, 저한테는 애착이 가는 제품이라 소중하게 다루는 편이에요.
찰스
실험을 좋아해서 과학자나 경찰관이 되고 싶은 9세
1 3~4년 정도
2 언젠가 슈퍼히어로를 선물로 받았어요. 그때부터 이것들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3 슈퍼히어로 인형, 트랜스포머, 레고 등이 있어요. 저는 슈퍼히어로와 관련된 모든 것에 관심이 있어요.
4 스파이더맨이요. 그 옷을 제일 좋아해요. 그리고 힘도 세서 가장 멋져요.
5 계속 모으는 거죠. 부모님이 제 장난감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도 저는 종종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 슈퍼 영웅을 선물로 원해요.
이자연
쓸데없는 것에 마음 쓰며 사는 29세
1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모았어요. 14년 차예요.
2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영화 속에서만 접하는 게 아니라, 나의 일상에서 함께하고 싶었어요. 내가 생활하는 공간의 어느 자리를 그 인물이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요. 그리고 이건 말하기 조금 부끄럽기도 한데요, 제가 그 영화를 사랑한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듯한 말도 안 되는 기분도 무척 좋아요. 비밀인데 조금은 허영심 비슷한 거겠죠(웃음).
3 피규어예요.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녀배달부 키키>, <이웃집 토토로>, <고양이의 보은>, <인사이드 아웃>, <토이스토리>, <디즈니 공주 모음>, <심슨 가족>, <마루코는 아홉 살> 등등이 있죠.
4 솔직히 말하면 못 골라요. 저는 태생적으로 미니멀리즘이 안 될 것 같아요. 하나를 꼭 꼽아보자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피규어예요. 제 인생의 첫 번째 피규어거든요.
5 포장을 안 뜯어요. 1g의 먼지도 허용할 수 없어요.
소피아 스미켄즈
어린이 소품 디자이너로 소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원하는 39세
1 내 인생 전체
2 저는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사랑해요. 특히 자연을 보고 감탄하죠. 그런데 저도 이걸 왜 모으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무의식중에 줍다보니 이렇게나 모였네요.
3 돌, 조개껍데기, 나뭇잎, 나무 방울, 나뭇가지 등 자연 보물들이요.
4 어머니가 어릴 때 수집한 조개껍데기가 몇 개 있는데, 저에게 물려줬어요. 무척 소중하게 다루고 있어요.
5 상자와 바구니에 보관해요. 또 우리집 선반 등 전시할 수 있는 다양한 곳에 보관하고 있어요.
김시호
머리카락이 긴 언니가 되고 싶은 4세
1 2년
2 엄마랑 러스티랑 산책하면서 모으기 시작했어요. 두 살 때 주운 나뭇잎들은 엄마가 액자에 넣어줬어요. 캠핑 갔을 때는 솔방울이랑 나뭇가지를 가지고 왔어요. 제주도에 이사 오고나서 바다에서 많이 놀아요. 그래서 주워서 가지고 올 것이 많아졌어요. 하트 모양 조개껍데기도 있고, 반짝거리는 돌맹이도 있고요. 엄마가 보물같다고 했어요. 예뻐요. 제가 찾고 주운 것들이라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요.
3 조개껍데기, 소라껍데기, 돌멩이, 도토리, 솔방울이요. 가끔 나뭇잎이나 강아지풀도 가지고 들어와요.
4 제 주먹만큼 엄청 큰 소라껍데기요. 분홍색이고, 귀를 대면 소리가 나서 신기해요.
5 집에 있는 선반 위에 장식해요. 나뭇잎은 액자에 넣고요. 도토리들은 주방 놀이할 때 요리해요. 그리고 우리 아빠 차 안에는 제가 주운 나뭇가지들이 많아요.
에디터 김현지
일러스트레이터 최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