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n Kuan Lin

Manager at Yoshan Tea
첸관린, 유산차방의 매니저

유산차방遊山茶訪Yoshan Tea은 난터우南投 지방에서 시작된 대만의 대표적인 차 브랜드다. 1880년부터 지금까지 6대째 그 전통과 가치를 이어오고 있다. 우롱차 중 하나인 난터우의 다원에서 재배하고 제조한 동딩우롱차凍頂烏龍茶로 잘 알려져 있다. 난터우에 본사와 차 박물관을 두고 있으며, 타이베이에서는 유일하게 다안구大安區에 위치한 쇼룸에서 유산차방의 차를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영국과 미국, 일본 등지에도 지점이 있다.

유산차방과 당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유산차방은 6대째 이어온 가족 사업이에요. 저는 여섯 번째로 이 사업을 이어받을 예정이죠. 아직 유산차방에 대해 배워나가는 단계인데, 굳이 직급을 부여하자면 매니저에 가까워요. 전반적인 생산과 제조 관리,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어요. 차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대학에서는 생물학을 전공했고요.

어릴 때부터 차와 관련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나요?

네. 저는 태어나자마자 차를 마셨어요. 제가 태어난 난터우에서는 갓난아이에게 차를 먹이는 전통이 있거든요. 저와 차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된 거죠(웃음).

유산차방의 타이베이 쇼룸인 이곳 다안칭티엔회소大安青田會所는 어떤 공간인가요?

대만 시골 사람들이 가진 차에 대한 열정을 체험하는 곳이에요. 우리는 손님이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손님을 맞이하며 “어서 오세요. 오셔서 차 한잔 하세요.”라고 말해요. 그러면 어떤 손님은 꼭 차를 사러 들어온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미안하게 생각하죠. 우리는 그래도 좋으니 차 한잔 마시고 가라고 해요. 이게 바로 우리의 열정이에요(웃음).그리고 물론 유산차방에 대해 알리는 곳이고요. 타이베이에서 유산차방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에요.

이 공간을 만들며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곳을 선택한 거요. 이 건물은 대만 정부에서 지정한 고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바꿀 수 없었어요. 누수,개미, 나무가 썩는 것. 이런 문제들이 여전히 신경 쓰여요. 그런데도 이곳을 사수한 이유는 문화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건물의 역사도 그렇고요. 동네 분위기도 조용해서 차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유산차방은 어떤 차 브랜드인가요? 1880년부터 차를 재배 했다고요. 유산차방이라는 이름은 2002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브랜드가 없었죠. 단순히 차를 만드는 공장이 었어요. 유산차방은 우리가 원래 하던 일을 묘사한 단어예요. ‘유산遊山’은 산에 놀러 간다는 뜻이고 ‘차방茶訪’은 그 지역의 차를 마시기 위해 방문한다는 뜻이죠.

 

오랜 가족 사업을 브랜드화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는 다원을 갖고 있고 차를 제조하고 찻집에 차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동네의 한 단골 분이 아버지께 차의 품질은 좋은데 그냥 봉투에 담아주니 주변 사람에게 선물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셨대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어요. 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차 제조 기술을 믿고 산에서 내려와 차로 유명한 대만의 명산들에 다원을 만들고 차를 제조하기 시작하셨죠.

브랜드를 정립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유산차방의 철학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어요. 첫 번째는 ‘안심’이에요. 10년 전까지만 해도 대만에서는 차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어요. 최근에야 농약 사용에 대한 규정이 생겼죠. 하지만 우리는 그 전부터 회사 내부에 작은 실험실을 만들어 판매하는 차의 성분을 검사하고 신경 썼어요. 소비자가 농약에 대해 ‘안심’하고 차를 마실 수 있게요. 두 번째는 ‘참신’이에요. 20년 전부터 우롱차에 장미꽃이나 계화(목서나무의꽃) 등을 섞었고, 새로운 것을 위해 계속 연구해요. 세 번째는 ‘천연건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롱차의 기본은 위를 상하지 않게 하는 거예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발효 시간을 줄이는 등 제조 과정을 철저히 하지 않는 곳들이 있어요. 과정을 생략하면 위를 상하게 하는 우롱차가 돼요. 제조 과정을 잘 지켜서 건강에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거예요. 마지막은 ‘전문성’이에요. 차의 제조 과정은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과 비슷해요.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풍경이 다르죠. 가장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해요. 찻잎에서 차가 될 때까지, 사실 색깔은 별 차이가 없어요. 그래서 초보자가 각각의 단계에서 색깔로 상황을 판단하기 쉽지 않죠. 경험에서 나온 전문성이 있어야 좋은 차를 만들 수 있어요.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사실 경험과 전문 지식을 다른 공장이나 찻집과 공유해요. 대만의 차 산업 또한 프랑스의 와인 산업과 같이 많은 이들이 좋은 품질의 차를 만들어야 하나의 특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유산차방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유산차방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 차의 재배부터 제조와 판매까지 모두 담당하는 거의 유일한 회사예요. 오랜 시간 동안 찻잎을 채취하고 제조하며 쌓은 경험 그 자체가 맛의 차이를 만들어요. 또한 우리는 산속에서 차를 재배하며 생긴 즐거운 이야기를 소비자들과 나누려고 해요. 대만의 차 문화는 진지한 면도 있지만 차는 가볍고 쉽게 즐길 수도 있거든요. 가벼운 분위기라면 차를 즐기는 데 다구茶具가 그리 중요할까요? 다구 때문에 차를 마시는 게 조금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요. 지금 여기에도 여러 다구가 보이기도 하고요. 우리가 사용하는 다구를 보여드리는 것이지 꼭 규정된 다구를 사용해서 차를 마셔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차를 마시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차가 일상을 더욱 즐겁게 만든다고 믿고 이것을 알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차를 알게 되면다구를 알게 되고, 다구를 알게 되면 예술을 알게 되죠(웃음).

 

유산차방이 시작된 난터우 동딩에 있는 다원의 규모는 큰편에 속하나요?

난터우의 다원은 규모가 작은 편이에요. 유산차방의 규모가 크다는 것은 모든 다원을 합쳤을 때의 면적을 말하는 거예요. 작은 다원들이 전국 곳곳에 퍼져있어요.

난터우가 차나무를 재배하기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난터우 산의 높이, 날씨, 흙의 성분 덕분이죠. 우롱차를 재배하기 적당한 높이는 해발 700미터에서 1500미터 사이에요. 난터우 동딩의 산은 해발 800미터 정도예요. 이 높이에서는 온도가 적당하고 햇빛을 가리기에 충분한 양의 안개가 있죠. 햇빛이 너무 강하면 차 맛이 써지고, 햇빛이 너무 없으면 차 맛도 없어져요. 흙이 중요한 이유는, 차나무를 재배하려면 배수가 잘 되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난터우 유산차방 본사에 있는 주산차문화관竹山茶文化館(차박물관)도 인상적이에요.

대만의 차와 차 제조 과정을 소개하는 박물관이 없어서 만들었어요.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무겁지 않은 분위기에서 차를 소개하고 있어요.

 

새가 그려진 로고가 참 예뻐요. 로고는 어떤 의미인가요?

로고 속 새는 유히나褐頭鳳鶥(Taiwan Yuhina)라는 새예요. 차나무가 자라는 해발 고도와 비슷한 높이에서 살죠. 난터우 다원에서 찻잎을 딸 때 이 새를 자주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차를 찾으러 갈 때 새도 차를 찾으러 가는 거예요. 우리는 대만 우롱차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이 새는 대만에만 있는 종이라 더욱더 로고로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한 가지 더, 이 새는 무리 지어 생활하는 특징이 있어요. 우리 산업도 이런 의식을 갖고 함께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도 담았어요.

그동안 타이베이의 많은 찻집을 갔는데, 모두 우롱차를 추천했어요. 대만 사람들에게 우롱차는 어떤 의미인가요?

우롱차는 대만 사람들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음료이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모든 음료가 이런 역할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한 이유가 분명 있어요. 우롱차는 많이 마셔도 속이 쓰리지 않고 옛날에는 우롱차로 배를 채우기도 했어요. 우롱차를 마시면 배가 불렀거든요. 배가 고프다고 하면 아버지께서 진하게 우린 우롱차를 마시라고 했죠. 대만에서는 많은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 커피가 아닌 차를 마셔요. 차를 우리고 마시는 과정이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에요. 지금처럼요(웃음).

여러 차 중에서도 우롱차가 대만의 대표적인 차가 된 이유가 궁금해요.

대만에서 생산되는 차의 90퍼센트가 우롱차이고, 8퍼센트가 홍차, 나머지 2퍼센트가 녹차예요. 대만의 차 문화는 200년 정도로 길지 않아요.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우롱차 개발에 집중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고 품질 좋은 우롱차를 생산하게 됐어요.

우롱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우롱차의 제조 과정을 알려면 발효를 알아야 해요. 일반적으로 ‘발효’라는 말을 들으면 제빵의 발효를 떠올릴 텐데요, 전혀 다른 과정이에요. 찻잎의 발효는 산화와 가까워요. 시작점은 녹차고 종착점은 홍차죠. 발효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거예요. 바나나를 떠올리면 쉬워요. 바나나가 숙성되기 전에는 녹차처럼 초록색을 띠지만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홍차처럼 진한 색깔로 변하잖아요.

유산차방에서 선보이는 차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먼저, 대만의 우롱차를 대표하는 동딩우롱차가 있어요. 그리고 해발 1000미터 이상에서 재배된 고산차高山茶가 있죠. 해발 2300미터가 넘는 리산梨山에서 자란 차도 있어요. 대만에서 가장 높은 해발 고도에서 자란 차예요.

 

고산차도 우롱차인 거죠?

맞아요. 차의 이름에는 차가 재배된 지명이나 찻잎을 딴 계절을 붙여요. 봄에 나온 차와 겨울에 나온 차는 조금 다르거든요.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차는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진한 차를 좋아해요. 하나를 꼽자면 탄향 우롱차炭香烏龍茶라고 하는, 불로 태운 맛이 나는 우롱차요. 보통 점심 식사 이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이 차를 마셔요. 카페인이 적고 맛과 향, 특히 끝맛이 굉장히 좋아요.

일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생물, 화학, 예술 등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많아요. 관심분야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관련된 장소를 찾아 그 분야에 대해 공부해요.

관심 분야와 관련된 곳 중 당신이 좋아하는 장소를 몇 군데 추천해줄 수 있나요?

예술과 관련된 장소 두 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먼저,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1)이에요. 저는 일 년에 네 번 정도 해외에 나가는데, 도착하면 제일 먼저 박물관에 가요. 그때마다 오히려 고궁박물원의 소장품이 정말 많고 좋다고 느꼈어요. 고궁박물원에서는 여요汝窯라고 하는 도자기를 꼭 보세요. 여요는 전 세계에 72개가 있는데, 이 고궁박물원에 있는 여요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어요. 두 번째는 융캉제永康街부터 칭티엔제靑田街, 룽쉔제龍玄街 사이의 구역이에요. 이곳에 작은 갤러리가 많아 시간을 보내기 좋아요. 그리고 발레 공연을 보기 위해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2) 옆에 있는 오페라홀도 자주 찾아요.

1) 고궁박물원 故宮博物院 National Palace Museum

npm.gov.tw

2) 중정기념당 中正紀念堂 Chiang Kai Shek Memorial Hall

cksmh.gov.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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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Kim Hyewon

Photographer Oh Jinhy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