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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구성하는 세 가지 공간. 그 존재의 이유
집을 구성하는 세 가지 공간.
그 존재의 이유
집을 구상하며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머무는 곳의 쓰임새에 맞게 공간을 나누는 것이다. 아홉 가족이 꾸린 거실과 부엌, 놀이방을 찾았다. 공간은 사람을 닮고, 사람은 공간에 물들어 있었다.
LIVING ROOM
거실은 가족의 얼굴이다. 한데 모이는 장소였다가 각자의 공간이 되기도 하기에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삶의 풍경과 흔적에 따라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거실을 들여다보았다.
INTERVIEW
1 가족을 소개해주세요.
2 거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3 거실에서 평소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4 공간을 꾸밀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01
그림이 있는 거실
리네아 폴슨
SWEDEN
1 저는 스톡홀름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리네아 폴슨입니다. 리빙 인테리어 회사와 작업하고, 포토그래퍼 힐다 그라냇과 함께 《펫 피플Pet People》이라는 잡지를 만들고 있어요.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삶에 관해 말하는건 정말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일이에요. 저는 약혼자 에릭과 한 살 된 아들 보, 고양이 스뇌레가 있는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우리는 집을 사랑하지만 박물관에 가거나 새로운 맛집 찾기도 즐겨요.
2 토요일 오후는 최고의 시간을 선사해요. 가끔은 친구들도 함께하는데요. 햇볕이 잘 드는 거실에서 책을 읽거나 재즈 음반을 들어요. 에릭은 주말마다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데 정말 맛있어요. 곁에는 늘 아기 보가 있죠.
3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거실은 침실이자 아기의 놀이방이기도 해요. 우리는 한 공간이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마음이 들어요. 또 다른 방은 아주 작은데, 편안한 소파와 사진, 그림들이 걸려 있어요. 한 켠에는 소장하고 있는 잡지와 책들이 쌓여있고요. 하지만 그 방 역시 아이의 놀이터죠(웃음).
4 최소한의 물건으로 개성을 드러낼 방법을 고민해요. 저는 집이라는 공간에 너무 많은 물건과 큰 가구가 있으면 압박감을 느끼거든요. 하지만 그림으로 가득한 벽을 갖거나 식물들이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를 잡아가는 걸 지켜보는 건 멋진 일이에요.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거든요. 실제로 거실에는 우리가 틈틈이 모아온 그림과 좋아하는 식물들이 있어요. 70년대에 어머니가 그린 할아버지 그림도 있고요. 저는 좋아하는 몇 가지 물건들을 섞어놓고, 가구들의 배치를 바꾸곤 하는데, 그래서 늘 물건 정리하는 데 시간을 다 써요(웃음). 이건 계속되는 일종의 프로젝트예요.
MEMORABLE GOODS
이케아IKEA 캐비닛 거실 중심에 놓은 캐비닛은 수납뿐만 아니라 선반으로도 유용하다. 기분에 따라 위에 놓인 물건들을 재배열할 수 있어 집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기도 한다. 오며 가며 시선이 닿는 곳이라 가족의 현재를 말해주는 공간이다.
예술가의 그림 스웨덴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 존 코코Jon Koko를 좋아한다. 소장하고 있는 그림은 ‘Matcha Morning’이라는 작품으로, 일본에 갔던 날을 상기시킨다. 벽에 걸린 크고 작은 그림들은 추억의 일부며,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정을 되살아나게 한다.
02
한옥이 품은 거실
장보현
KOREA
1 저는 도심 속 한옥에 거주하며,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글을 쓰는 장보현입니다. 포토그래퍼인 남편과 이 집에서 제일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 미셸, 꼬망과 함께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2 디귿자 구조의 한옥에서 아침 녘 가장 먼저 볕이 드는 곳은 안채입니다. 저희가 거실로 이용하고 있는 공간이지요. 거실과 연결된 미닫이창에 조광이 비치는 순간이 참 특별해요. 유리에 태양광이 부서지듯 쏟아지는데, 문득 영감이 떠오르거나 기분이 좋아지곤 해요. 처마 밑으로 스미는 빛은 계절마다 시간대와 각도가 달라요. 특히 겨울 녘 늦은 아침, 유난히 따스하던 백색 햇살의 질감이 기억에 남네요.
3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이곳에서 맺고 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매일 아침 가족들은 약속이나 한 듯 거실로 모여요. 암묵적으로 정해진 각자의 자리를 점합니다. 소파가 있는 자리에 테이블을 놓기도 하는데, 그러면 부엌이 아닌 이곳에서 식사와 티타임이 이뤄져요. 시시콜콜한 담소도 나누고요. 평소 집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오후가 되면 자연스레 작업 공간으로 변해요. 요즘은 연말에 출간할 책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요. 남편과 함께 일할 때에는 이미지를 구상하고 사진을 고르는 홈 스튜디오가 되는데, 작업실보다 거실을 더 자주 이용하게 돼요. 그런 저희 부부의 곁에는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 고양이들이 있네요.
4 취향도 중요하지만 공간과 어울리는 옷을 입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집은 오래된 개량형 한옥답게 목조 구조물이 천장과 벽채를 감싸고 있어 가구와 소품들과의 조합, 배치가 관건이었죠. 처음에는 한옥에 대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좌식생활을 해보려고 무던히 애썼어요. 그러다 가부좌를 틀고 오랜 시간 작업하거나 손님이 방문했을 때 바닥에 앉아야 하는 게 불편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고민하다가 우연히 지금의 가구들을 배치해봤는데 잘 어울렸어요. 삶의 층위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거실이지만, 공간에 맞는 옷을 잘 찾아 입었다는 느낌을 받으면 좋아요. 저 역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해지거든요.
MEMORABLE GOODS
세상에 하나뿐인 테이블 발견했을 당시에는 부엌 한 귀퉁이에 시렁처럼 매달린 판재였다. 도배지로 겹겹이 싸여 있어서 폐기처분 하려 했다. 그런데 살짝 들춘 나무의 무게가 꽤 묵직해, 붙은 벽지를 깨끗이 벗겨내고 비슷한 색으로 스테인 작업을 해보았더니 튼튼하고 올곧은 통나무 판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 좌식 테이블 높이의 철제 프레임을 달고 나니 세상에 하나뿐인 테이블이 완성됐다. 사랑하는 가족, 친애하는 지인들과 나눈 시간들, 작업에 매진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테이블 나뭇결 사이로 중첩된 일상의 기억들이 켜켜이 축적되어 있는 물건이다.
03
있는 그대로의 거실
박현진
KOREA
1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는 비디씨 아트스튜디오의 박현진입니다. 집에서는 날라리 아내이자 돌쟁이 아들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2 하루 일과를 마치고 어두컴컴한 집에 들어서 조명 스위치를 켜면 안도감이 느껴지곤 해요. 마치 긴 여행에서 돌아와 아무 걱정 없이 엄마 품에 안겨 있는 기분 말이에요. 정돈되어 있는 것들은 정돈되어 있는 그대로, 어지럽힌 것들은 어지럽혀져 있는 그대로, 거실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제자리에 있을 때 목적지에 무사히 착륙했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때가 아마도 거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3 거실에도 각자의 공간이 있어요.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잔업이나 취미활동을 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곤 하죠. 다 같이 둘러앉아 맛있는 걸 먹기도 하고, 스플렌더Splendor라는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요. 물론 아기가 계속 방해를 하지만요. 요즘은 한창 걷기 시작한 아기를 쫓아다니는 데 시간을 제일 많이 쓰고 있네요(웃음).
4 처음부터 불필요한 것들은 집에 들이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렇게 지내면서 갖고 싶은 것들을 하나둘 들이다 보니 지금의 거실이 된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자연스럽고 멋 부리지 않은 공간이 좋습니다. 어떤 꾸밈보다 세월의 흔적이야말로 집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되도록 물려받은 가구, 그게 여의치 않으면 누군가 사용했던 중고 가구를 들이려고 했어요. 앞으로도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천천히 공간을 채워나가다 보면 생활하기 편하고 자연스러운 거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MEMORABLE GOODS
루이스 폴센LOUIS POULSEN 플로우 조명 신혼여행 때 파리에서 직접 공수해온 물건.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걸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다. 1.3미터의 높이와 큰 부피 덕분에 시내에서 공항까지 들고 올 때부터 골치였다. 공항에서 위탁 수하물 포장 때문에 우체국을 찾았지만 이미 문을 닫은 상태라 전전긍긍 했던 기억이 난다. 출국 시간은 다가오고 조명은 그냥 포기하자는 결론에 다다른 순간 마치 암표상 같은 사설 포장 전문가가 다가와 거래를 요청했다. 결국 이 조명은 랩으로 돌돌 말린 누에고치가 되고 나서야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도 가끔 그때를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PLAYING ROOM
놀이방은 장난감, 미술 도구, 그림책 등 각양각색의 물건으로 아이만의 세계가 자라는 곳이다. 흥미를 느끼고 유심히 관찰하고, 머리로 상상하고 몸으로 깨달으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공간. 아이의 추억과 빛나는 순간이 쌓여가는 놀이방을 담았다.
INTERVIEW
1 가족과 집을 소개해주세요.
2 아이에게 놀이방을 만들어 준 계기가 궁금해요.
3 평소 아이는 이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나요?
4 어떤 콘셉트로 꾸미고자 했나요?
01
놀면서 꿈꾸는 주원이의 방
강지연
KOREA
1 저는 결혼한 지 7년 차 주부로 동갑내기 남편과 일곱 살 아들 주원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주원이는 그림 그리기를 아주 좋아하고, 차분함과 활발함을 모두 가지고 있는 아이예요. 집을 좋아하는데 특히 자기 공간을 너무 사랑해요. 그래서 하원 후에 신나게 뛰어놀고 들어와서도 얼른 방으로 들어가서 또 다른 놀이하기에 바쁘죠. 집은 주원이에게 마음껏 상상하고 놀이할 수 있는 즐거운 것들로 가득한 공간이에요.
2 아이가 네 살 때 이사를 오면서 방 세 개 중에 두 개를 아이 침대방과 놀이방으로 따로 나눠주었어요. 침대 방은 휴식과 학습을 위한 공간으로, 놀이방은 다양한 놀이가 가능한 곳으로 꾸며주었죠. 특히 놀이방에는 미술놀이를 할 수 있는 작업공간을 한쪽에 만들어주었어요.
3 침실에서는 주로 책을 읽거나 학습과 관련된 놀잇감을 가지고 놀아요. 놀이방에서는 모든 종류의 놀이를 마음껏 할 수 있고요. 모래 놀이, 물감 놀이뿐만 아니라 모든 미술 활동을 언제든 원하는 대로 혼자 하게 했어요. 물을 쏟아도 사방에 물감이 튀어도 전혀 상관하지 않아요. 그리고 한쪽은 플레이 모빌로 꾸며 놓았어요. 매일매일 플레이 모빌 친구들과 역할놀이를 한답니다.
4 좋은 디자인은 좋은 감각을 키워준다고 생각해요. 아주 어릴 때부터 작은 장난감이나 장식품 하나를 골라도 좋은 품질의 훌륭한 디자인을 고르려고 노력했어요. 커가면서 아이가 원하는 캐릭터 장난감들도 간혹 사주긴 하는데, 결국 오래 좋아하고 즐기는 물건들은 디자인이 감각적인 것들이더라고요. 아이도 엄마의 취향을 닮아가는 것 같아요.
MEMORABLE GOODS
브리오BRIO 주방놀이 어릴 적부터 요리 놀이를 좋아한 아들이 가장 좋아한 장난감이다. 매일매일 온갖 음식을 만들어서 엄마와 장난감 친구들에게 차려준다.
아베쎄데키즈ABCD-KIDS 수납 칸칸으로 나누어서 주방놀이 장난감을 수납하기에 유용한 아이템이다. 냄비나 프라이팬 등의 도구, 과일, 디저트, 티세트 등을 모두 나누어 수납할 수 있다. 정리도 놀이의 일부인 주원이가 아주 좋아하는 제품.
02
순수와 낭만이 깃든 프리그의 방
프레이야 트롤슨
DENMARK
1 우리 가족은 네 명이에요. 저와 남편 조나스는 세 살인 프리그와 생후 사 개월인 프리드 소프와 함께 코펜하겐에 살아요. 저는 현재 교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며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요. 남편은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고 있죠. 우리는 코펜하겐 외곽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2년 전 좀 더 큰 이곳으로 이사 왔어요. 여전히 작지만, 도시의 편리함을 얻으니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해요. 우리 집에서 가장 큰 방은 아이들 방이에요. 우리는 대부분 이 방에서 시간을 보내요.
2 이사한 이후로 방은 계속 진화하고 있어요. 저는 매우 열성적으로 가구를 이동하고 소품들을 재배치하곤 했어요. 마침내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야 할지 보이네요. 저는 이 방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은 없어요. 단지 아이들이 놀 수 있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죠.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지 부부를 위한 공간은 아닌데요, 여전히 제가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방이에요.
3 우리는 대부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요.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는 곳도 주로 집이에요.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고 일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우리 주위에서 놀죠. 하지만 첫째 프리그는 서서히 혼자서 더 많이 놀기 시작했고 종종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요. 저는 항상 프리그가 거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요. 때때로 아이가 눈치채지 않게 보곤 해요. 방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돌아다니며 인형을 가지고 놀고, 노래하고 춤을 춰요. 저는 아이의 상상력이 얼마나 거칠게 달리는지 볼 수 있어요. 그 모습을 지켜보는 건 정말 행복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놀이방이 꼭 있어야 한다고 느끼죠.
4 이 방의 콘셉트를 정할 때, ‘어릴 때 내 놀이방이 어땠으면 좋았을까?’를 생각했어요. 저는 항상 여기가 아이들의 방이라는 것을 명심해요. 방에 있는 장난감과 가구는 놀이를 위한 것이며, 아이들은 제 시선 밖에서 놀 수 있어야 하죠. 아이들이 하고 있는 일과 무언가를 깨뜨릴지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게요.
MEMORABLE GOODS
침대 인스타그램에서 얻은 제품으로 일 년 동안 지하실에 보관했다. 누나가 되었을 때, 마침내 이 침대를 캐노피와 함께 설치해주었다. 큰 침대를 아이는 자랑스러워했고 여전히 좋아하는 가구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 자신이 누나가 되었기 때문에 더 큰 침대를 얻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랑스러운 공간.
엘로스Ellos 캐노피 아무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아름다운 소품이다. 침대 위에 로맨틱한 캐노피를 설치했더니 아이만의 여유 공간이 되었다. 캐노피 안에서 아이는 주로 그림책을 본다.
문어 인형과 인형 유모차 대부분의 인형을 좋아하고 매일 좋아하는 인형이 바뀐다. 특히 문어 인형은 동생이 태어나고 우리가 병원에서 집에 도착하던 날 선물로 준 인형이다. 인형 유모차는 벼룩시장에서 사준 제품. 동생이 태어난 후 인형에게 음식을 주고 보살펴주면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03
자연의 따뜻함을 담은 리타의 방
마리코 야마다
JAPAN
1 우리 가족은 주부인 저와 직장인 남편, 축구와 야구를 사랑하는 열두 살 아들, 훌라 춤에 열중인 열 살 딸, 음악에 빠져 몸을 흔드는 게 일상인 세 살 아들, 우리의 동반자인 개, 이렇게 여섯 식구예요. 우리 집은 4년 전에 지은 단독주택이에요. 집을 지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정원을 만들었어요. 개방적이지만 사생활이 보호되는 공간이죠. 연중 녹색을 즐길 수 있는 정원에 나비와 새가 놀러 와요. 여름에는 블루베리를 아이들과 수확하고요. 큰 창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부드러운 빛이 집 안을 감싸줘요. 아이들의 떠들썩한 소리를 들으면서 요리를 하고 집안일을 해요. 항상 가족을 느낄 수 있는 집이에요.
2 이 방은 막내 아이의 놀이방이에요. 아직 어려서 눈이 자주 닿는 1층에 아이 방을 만들었어요. 형과 누나의 방은 2층 계단 옆에 있어요. 저희 집은 2층에서 노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모습을 1층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거실 계단 부분을 천장이 없는 구조로 지었어요. 아이는 자기 방 이외에서도 잘 노는데, 특히 계단을 좋아해요.
3 아들은 자신의 방에서 그림책을 읽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미끄럼틀을 타고, 낮잠을 자는 등 많은 시간을 보내요. 인형의 집에서 인형들을 재우고 요리도 하고요. 아이 방 이외에 계단, 주방 구석, 정원 등 좋아하는 놀이 공간이 많이 있어요. 집 안 어디서나 놀고, 배울 궁리를 하고 있죠.
4 아이가 안락하게 느낄 만한 방을 만들려고 했어요. 오크 바닥재로 공간을 만들었고 편안한 색조로 따뜻함을 주고 싶었어요. 자연 소재의 온기가 있는 나무로 된 장난감이나 부드러운 가구를 골라요. 때론 다양한 소품을 직접 만들기도 해요. 아이들의 추억이 있는 작품을 꾸미고, 계절과 아이들의 성장에 맞춘 방만들기 즐기고 있어요.
MEMORABLE GOODS
퍼밀리어FAMILIAR 서랍장 12년 전에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아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을 기원하며 서랍장을 선물해주셨다. 단순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이 어떤 방에도 어울린다. 특히 심플한 디자인에 사과 손잡이가 귀여운 포인트가 되어 마음에 드는 가구.
카토지KATOJI 미끄럼틀 막내가 두 돌 생일 때 선물로 받은 제품이다. 주로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낼 때 애용한다.
이케아IKEA 주방놀이 세트 원목의 색감이 따뜻하다. 아이가 자주 오가는 계단 옆에 설치했더니, 여기서 커피를 내리고 샌드위치도 만들며 자기만의 시간을 보낸다.
KITCHEN
부엌은 가족의 관계를 잇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곳에서는 어느새 소중한 마음이 모이기 마련이다. 부엌에 빼곡히 채운 것들은 무얼까, 이야기를 나누었다.
INTERVIEW
1 당신의 부엌을 소개해주세요.
2 부엌을 어떻게 꾸미나요?
3 가족에게 부엌은 어떤 공간인가요?
4 가족들과 부엌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5 당신의 삶에서 부엌은 어떤 의미인가요?
01
온 가족이 모이는 부엌
치사토 우마코시
JAPAN
1 어머니는 늘 부엌에 있었어요. 하나의 섬처럼 보였죠. 하지만 그 섬에서는 가족 모두를 볼 수 있어요. 돌이켜 생각하면 부엌은 가족이 다 같이 대화하는 공간이기도 하거든요.
2 가장 중요한 건 모든 도구가 눈에 잘 보이고 잘 정돈되어야 해요. 그래서 보관장이 많아요. 물론 제가 정리정돈에는 조금쥐약이지만(웃음).
3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무척 중요해요. 맛있는 음식, 특히 가족이 직접 만든 음식이 있는 자리에는 늘 웃음이 있잖아요. 우리 가족의 미소가 영원하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재미있고 유쾌한 일이 벌어지는 곳은 부엌이잖아요! 부엌은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하죠.
4 우리 가족은 매일매일 커피 타임을 즐겨요. 물론 커피와 함께 먹는 간식도 최고죠. 가장 좋아하는 건 우리 딸이 내려 준 커피예요.
5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곳. 심장(실제로 심장을 한글로 적어주었다).
RECOMMENDED GOODS
싱크대와 오븐 파나소닉PANASONIC 싱크대와 오븐 위생적이며 관리하기 무척 편하다. 단순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선반과 보관장 무인양품 선반과 보관장 단순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나란히 진열되어도 지저분해 보이지 않고 깔끔한 게 장점이다.
이딸라IITTALA 찜기 디자인이 간결하고 사용법이 쉽다.
그릇 일본의 장인이 만든 제품이나 북유럽 빈티지 용품을 추천한다.
02
정갈하고 다정한 부엌
오선미
KOREA
1 요리할 맛 나는 주방이랄까요? 요리하는 사람이 편하게 요리하게끔 동선이 잘 짜여있어요. 저는 자주 사용하는 조리 도구를 최대한 꺼내두고 사용해요. 저의 취향에 맞게끔 완성했기 때문에 요리와 뒷정리 동선만큼은 편리해요.
2 저는 일본의 정갈한 인테리어가 좋아요. 무인양품 스타일도 무척 마음에 들고, 깔끔하게 정돈된 미니멀라이프 스타일의 부엌도 멋져요. 그들만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제 것으로 소화할 순 없지만 단정하고도 따스한 느낌이 좋아서 제 부엌도 일본풍으로 꾸미려고 했어요.
3 먹고 사는 일 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요? 부엌 혹은 식탁이 없다면, 가족끼리 둘러앉아 머리 맞대고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거예요. 함께 밥을 지어 먹는 일은 단순히 밥을 먹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의 일상을 혹은 그 이상의 것을 공유하는 의미인 거죠. 그것이 부엌의 역할인 것 같아요.
4 주로 요리하고 정리해요. 메뉴를 정하고 탕탕탕 재료를 썰고, 칙 소리 내며 볶거나 찌기도 하고요. 저는 요리하는 일이 참 좋아요. 사실 나만 맛있게 먹자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가족이 함께 먹는다고 생각하면 더 힘 나고 신이 나요. 부엌 주변에는 아이들 장난감이 많이 굴러다녀요. 아마 그만큼 제가 많은 시간 주방에 있다는 뜻이겠지요. 아이들은 제 주변을 맴돌며 노니까요. 그리고 뽀득뽀득 설거지한 뒤 마른행주(소창)로 젖은 그릇들을 닦아서 제자리에 넣는 일도 좋아해요. 아이들 다 재우고 난 다음 큰 잼 냄비Jam Pot에 행주 잔뜩 넣고 폭폭 삶는 일도 좋고요.
5 처음을 준비하는 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고프면 아무 일도 못 하잖아요. 가족의 가장 처음을 책임지는 최초의 공간이 부엌이 아닐까, 생각해요. 또 여기저기 제 손길이 닿아 있고 제 취향대로 주방용품과 소품을 모아두었잖아요. 어찌 보면 제 수집 창고 혹은 보물 창고 같기도 하거든요. 가장 많은 일을 하는 공간이라 다소 힘든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게 힘을 주는 공간이기도 해요.
RECOMMENDED GOODS
스타우브STAUB 주물냄비 무쇠 제품으로 뭉근히 끓여내는 음식에 사용하기 좋다. 관리만 조금 신경 쓰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고, 유해물질도 나오지 않아 건강에도 좋다.
로지LODGE 팬 굽거나 튀기는 음식에 주로 사용한다. 무쇠 제품으로 요리를 하면 맛도 좋아서 더 선호하는 주방 제품.
카이KAI 스테인레스 제품 품질이 좋아 신뢰하는 브랜드로 칼 거치대와 다양한 스테인레스 제품을 사용한다.
도자기 그릇 박정옥 작가 그릇은 단정하고 따스한 느낌이 좋아 추천한다. 맑고 청아한 느낌의 이은범 작가 그릇도 자주 애용하는 편. 로스트란드 스웨디쉬RÖRSTRAND SWEDISH라인도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이라 어디에나 잘 쓰인다. 얇고 가벼운데 단단해서 매일 쓰는 그릇으로도 적당하다.
03
볕이 따뜻하게 오르는 부엌
헬레나
SWEDEN
1 저의 부엌은 굉장히 계획적이에요. 처음에 나만의 부엌을 상상했을 때 요리를 하고 빵을 굽고 가족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모습을 그렸어요. 점점 싱크대도, 식기세척기도, 오븐과 냉장고도, 그리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도 갖고 싶어지더라고요. 사실 부엌에서 여유 공간이 있는 것은 무척 중요해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손님과 서로 마주 볼 수도 있죠. 그래서 도구를 적재적소에 두기 시작했어요. 지금 부엌은 제가 요리를 하는 저만의 공간이에요. 식당은 부엌에서 반대편에 있는데, 그 덕에 밥 먹으면서 난장판이 된 부엌을 볼 필요가 없어서 좋아요(웃음).
2 부엌은 제가 직접 구상해서 목수가 만들어 주었어요.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비싸지 않게 꾸릴 수 있었죠. 무척 뿌듯해요. 저는 신선한 허브와 꽃을 좋아해요. 이것들이 부엌을 점령하고 있죠(웃음). 그리고 오래된 식탁보도 무척 좋아요. 작은 플리 마켓이 열릴 때마다 신나게 사고 유리장에다가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어요.
3 부엌은 집의 중심이죠. 하루 종일 직장에서, 학교에서 각자의 일과를 보낸 후 우리가 모이는 장소잖아요. 우리 가족은 부엌에서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요. 부엌은 스스로 아이를 초대해서 교육하는 곳이기도 해요. 서로 교감을 하고 이 공간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으니까요. 가족에게 부엌이 의미하는 게 굉장히 깊고 다양한 거죠.
4 부엌은 가족 모두가 모이는 장소예요. 제가 요리를 하면 가족들이 제 주변으로 모여들어요. 요리를 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죠. 주말 아침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에요. 아침 식사를 위해서 신선한 빵을 굽거든요. 앉아서 빵을 나누어 먹으면서 그 날 뭐할지 이야기를 나눠요. 주말의 일과가 정해지는 순간이죠.
5 부엌 그 자체가 우리 집이기도 해요. 이곳이 우리 집의 중심이니까요.
RECOMMENDED GOODS
스메그SMEG 오븐 디자인이 아름답고 사용법이 아주 쉽다. 다만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꼭 잠가두는 것이 좋다.
위트WITT 인덕션 물이 빨리 끓고 팬도 금방 달궈진다. 요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여줘 고마운 제품이다.
지멘스SIEMENS 식기세척기, 냉장고 똑똑한 가전기기로 성능이 우수하다. 기능이 융합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에디터 김현지, 오혜진, 이자연
일러스트레이터 최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