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 좋아서

내일은 꼭 운동을 할 거야. 오늘도 다짐해 보지만 혼자서는 운동화 신기도 어려운 우리다. 함께 뛰어 줄 느슨한 모임이 있다면 운동은 더 즐거울 텐데.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마음을 기대어 본다. 주저하는 동안, 한 데 어울려 땀 흘려온 사람들이 있다. 함께 새긴 기억으로 마음을 단단히 엮는 이들에게 귀 기울였다.

잊지 못할 우리의 달리기

올리진

Ⓒ박영근
Ⓒ여비더비포토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ʻ펀런올리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주진이에요. 벌써 올해로 10년 차 러너예요. 많은 사람들이 러닝을 부상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ʻFun Run!’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활동하고 있어요. 

 

함께 운동하는 팀을 소개해 볼까요? 

ʻ올리뱅’은 작년 JTBC 마라톤에서 10킬로미터 종목에 처음 도전하는 분들을 위한 4주 프로그램에서 시작됐어요. 팀원들의 합이 정말 좋아서 지금까지 이어졌고요. 현재는 커뮤니티 플랫폼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에서 ʻ펀런올리진’ 트라이브를 통해 올리뱅의 일원이 될 수 있어요. 벌써 9기까지 이어져 60여 명이 넘는 크루가 되었답니다. 등산이나 요가 등도 함께 즐기며 친목을 다져요. 

 

함께하는 운동. 혼자 하는 운동과 달랐어요? 

힘든 것도 함께 나누면 덜 힘들기도 하고, 좋을 때 “야, 좋지 않냐?”라고 말하면서 한 번 더 희열을 느껴요. 예쁜 산 경치를 보거나 러닝을 하며 멋진 야경을 볼 때도 혼자보단 크루와 함께일 때가 더 기억에 남아요. 

 

이 운동하며 생긴 변화도 있나요? 

크루원이 아닌 크루장을 하게 되면서, 책임감이 좀더 생겼어요. 뭐랄까. 내가 아프면 안 될 것 같다는 그런 느낌? 사실 저 없어도 잘 운영될 텐데, 말이라도 “대장 없으면 안 되지.”라고 해줄 때 더 힘도 생기고 책임감도 커지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해요.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50명에 가까운 인원을 인솔해서 버스 한 대로 철원까지 갔어요. 뜨거운 태양 아래 함께 달리고 응원하면서 전우애 같은 게 생겨버렸죠. 그때 크루원들의 행복한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온 가족의 겨울

김진진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디자인 패브릭 브랜드 키티버니포니Kitty Bunny Pony의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김진진이에요.

 

함께 운동하는 팀을 소개해 볼까요? 

초등학교 5학년인 도하를 포함해 세 가족이고, 저희는 스키 타는 걸 정말 좋아해요. 아이가 다섯 살 때 스노보드를 타던 친구를 따라 스키장에 간 적이 있어요. 자기는 스키를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가족은 어떤 스포츠든 함께 하는 걸 좋아해서, 남편과 저도 아이와 함께 배우기로 했어요. 레슨을 받은 첫날, 우리는 스키와 사랑에 빠진 거나 다름없었어요(웃음). 

 

함께하는 운동. 혼자 하는 운동과 달랐어요? 

더 즐겁고 신나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어떻게 하면 더 잘되더라 하며 서로 가르쳐주기도 하고요. 특히 스키를 가장 좋아하니까, 셋이 일 년 내내 스키 시즌만 손꼽아 기다리는데요. 때로는 아이도 마음이 힘들거나 지칠 때, “엄마, 나 스키 타고 싶어.”라고 하는 걸 보면, 스포츠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휴식이 되는 것 같아요. 그 마음에 저희가 “엄마도, 아빠도 그래.”라고 공감하면 왠지 서로 든든하게 의지하는 느낌이 들어요. 

 

이 운동하며 생긴 변화도 있나요? 

추위를 많이 타서 밖에 잘 나가지도 않고 밤도 빨리 오니 겨울은 대체로 우울한 계절이었어요. 그런데 스키를 시작하면서 추워도 밖으로 나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도 높은 산에서 내달리면서 스스로 만든 두려움을 깨고 나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스키는 올라가는 건 리프트가 해주고 내려오기만 하면 되잖아요? 성취감이 무척 큰 운동이에요. 건강한 겨울을 보내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 이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해요. 

올해 2월에 한 달간 콜로라도 베일 리조트에 다녀온 게 우리 가족의 행복한 추억 중 하나예요. 베일은 스키어들에게 세계 최고의 스키장으로 꼽힐 만큼 큰 규모와 훌륭한 설질로 유명한 곳인데요. ʻ파우더 스노’라 불리는 갓 내린 눈 위를 달리는 기분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해서 한국에서 인공 눈 위를 달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었어요. 나무 사이를 달리는 ʻ트리런’도 할 수 있었고요. 그 기분을 함께 기억하고 자주 그리워해요.

삶을 배우는 아침

문규화

ⒸF45 여의도
ⒸF45 여의도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그림 그리는 문규화입니다. 주로 드로잉, 페인팅, 종이죽 작업을 하고 있어요. 작업에 좋은 영향을 줄 방법을 고민하다가 건강한 루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러닝, 웨이트, F45, 베이킹 등 여러 가지를 하고 있어요. 

 

함께 운동하는 팀을 소개해 볼까요? 

집 겸 작업실을 쓰면서 혼자 매일 꾸준히 운동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달력에 동그라미 치면서 러닝을 9개월 정도 했는데, 작업하다 환기하는 시간을 갖는 건 좋았지만 재밌지는 않더라고요. 체계적인 운동을 찾다 F45 를 시작했어요. F45 는 45 분 고강도 운동이에요. 스무 명에서 서른 명 정도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운동. 혼자 하는 운동과 달랐어요? 

아침 운동이라 처음 6개월은 비 오거나 추우면 바로 운동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는데, 안 나가면 사람들이 무슨 일 생긴 것처럼 연락이 왔어요. 장난으로 혼내기도 하고. 덕분에 이제는 몸이 자동으로 집을 나서요. 서로 자세를 봐주기도 해서 배우게 되는 것도 많고, 웃으면서 하다 보면 운동이 끝나 있어서 함께하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힘들어서 멈추고 싶을 때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진 않을까 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도 있어요. 

 

이 운동하며 생긴 변화도 있나요? 

혼자 작업실에서 그림 그리는 게 직업이다 보니 미팅, 전시 때 말고는 사람을 만날 일이 많지 않아요. 만나도 같은 분야의 사람들만 만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운동 다니면서 다양한 삶을 만나고 배우는 게 분명 있었어요. 제가 누구인지를 발견하고, 사람과 관계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매일 아침에 보니 가족, 친구들보다 많이 만나고 있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해요. 

초반에 운동하면서 부상이 많았어요. 몇 주 쉬다가 가면 옆 사람들이 아픈 곳에 자극이 되는 동작들은 다른 걸로 대체하라고 말해줘서 고마울 때가 많았어요. 직업과 활동 분야가 모두 다르다 보니 운동과 식단 이야기가 아닌 전공에 관련된 대화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F&B 관련 일을 하는 친구가 언젠가 제 고민을 듣고 상황을 빵 브랜드에 비유해서 상담을 해주더라고요. 매일 아침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게 처음엔 낯설었는데, 생각이 확장되는 것 같아서 재밌고 좋아요.

ⒸF45 여의도, 어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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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차의진

사진 여비더비포토, 박영근, 김진진, F45 여의도, 어포토, 문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