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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까
특별한 기념일이 아닌 날에 문득 건네받은 꽃만큼이나 다감한 선물이 있을까. 한 송이 한 송이 손길을 거쳐 완성된 한 아름 꽃다발도, 지금 막 피어나 꾸밈없이 쌓여 있던 시장의 생기 가득한 생화도, 꽃은 그 존재만으로 주변을 밝히는 힘이 있다. ‘꽃의 일상화’를 모토로 시작된 꾸까Kukka는 어떤 형태로든 당신의 하루 작은 장면마다 늘 꽃이 함께하길 원한다.
1. 꽃이 매일의 풍경이 되는 순간
정기구독
‘꽃을 잡지처럼 정기적으로 받아본다’는 아이디어로 시작된 국내 최초 꽃 정기구독 서비스다. 꾸까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다발 크기와 구독 기간만 선택하면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 꾸까는 ‘꽃다발 구독’과 농장에서 수확한 상태 그대로 받는 ‘파머스 믹스 구독’ 두 가지 라인업을 운영하며, 매회 제철 생화를 새벽 농장에서 직접 공수해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색감과 종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구성해, 매번 새로운 기분으로 계절을 즐길 수 있다. 자체 제작한 플라워 박스에 담겨 전국으로 배송되는데, 수분이 마르지 않고 흔들림에도 꽃이 상하지 않으니 안심해도 좋다. 출시 초반 ‘꽃을 구독한다’는 발상은 낯설었지만, 꾸까는 정기구독을 통해 기념일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꽃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2. 일 년에 단 한 번뿐인 날
생일대장
기업을 운영할 때 직원의 생일을 잊지 않고 챙긴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꾸까의 ‘생일대장’은 그런 기업들을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다. 처음 한 번 직원의 생일 정보를 등록해 두면, 생일에 맞춰 꽃다발과 함께 회사가 고른 선물을 대신 전해준다. 꽃은 가격이 쉽게 가늠되지 않아 받는 이가 정성을 먼저 느낄 수 있는 선물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마음을 전하는 방식으로 꽃을 택하고 있다. 요즘은 생일뿐 아니라 임신, 육아휴직 복귀, 신입 사원 첫 출근 등 회사 안의 여러 환영의 순간에도 꾸까의 생일대장이 함께한다.
3. 광화문에서 만끽하는 꽃의 정취
테라스 꾸까
‘테라스 꾸까’는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주는 쇼룸이자 꽃과 와인,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낮과 밤,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지는 광화문이라는 입지를 살려 공간 본연의 가치를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이곳에서는 전문 플로리스트가 상주하며 레스토랑 곳곳의 식물과 테이블을 직접 꾸민다. 꽃집도 겸해 입구에는 선물용 꽃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이 꽃을 구매할 수도 있다. 테라스꾸까 내부에 플라워 클래스가 진행되는 공간은 통유리로 구획되어 꽃을 만지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식음, 관람, 구매, 배움이 분리되지 않고 한자리에서 이어지는 경험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작은 파티처럼 기분을 내고 싶은 이들에게 한 번쯤 들러 보길 권한다.
대표님께서는 꽃과는 거리가 먼 듯한 일을 해오셨는데요. 이전의 커리어가 꾸까의 창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저는 공대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서 경영 쪽에서 2년 정도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독일 회사 ‘로켓 인터넷’의 한국 지사에서 일하게 됐죠. 그곳은 IT 인큐베이팅 회사이고, 비즈니스 모델을 주면 그걸 기반으로 제가 직접 사업을 전개하는 구조였어요. 당시에 미국에서 정기배송 서비스가 유행이었는데, 저는 국내 최초 화장품 정기구독 서비스인 ‘글로시박스’를 창업하며 사업을 시작했어요. 몇 년 동안 경험을 쌓으면서도 결국 그 회사의 사업이 제 것이 아니었기에 한계를 느꼈고, 자연스럽게 화훼 산업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요. 그때부터 저는 꽃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화훼 업계의 어떤 문제를 보고 변화의 가능성을 느끼셨어요?
제가 느낀 문제는 세 가지였어요. 첫째는 꽃이 일상에 없다는 점이에요. 당시 한국에서는 꽃을 거의 선물용으로만 생각했어요. 부모님이 집에 오실 때 과자는 사 오셔도 꽃을 사 오신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길 가다 예뻐서 꽃을 샀다.”는 친구들 말을 들어본 적도 없었어요. 그런 문화를 언젠가 누군가 만들어야 생길 텐데 아무도 안 하면 영영 생기지 않을 것 같았어요. 둘째는 가격 문제였어요. 그때도 꽃을 한 번 사려면 5만 원, 10만 원은 기본이었거든요. 선물로만 여겨지니까 자연스럽게 가격도 높았던 거죠. 하지만 해외에서는 장미나 튤립 같은 꽃을 1만 원 이하로도 쉽게 살 수 있었어요. 한국은 왜 다른 것인지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셋째는 유통 구조였어요. 이전 직장에서 이커머스를 다루었기에 자연스레 ‘전국 어디로든 배송하는 게 왜 꽃은 불가능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꽃은 여전히 동네 꽃집처럼 오프라인 중심의 로컬 비즈니스로만 존재했거든요. 그래서 판매처를 온라인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그 문제의식을 갖고 브랜드를 오픈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어요?
준비 기간은 정말 짧았어요. 3월에 시작해서 약 40-50일 안에 무조건 론칭하자고 결심했어요. 이유는 간단했어요. 제가 그 당시에 돈이 없었고, 두 달 정도 해보고 안되면 바로 취업해야겠다는 마음이었거든요(웃음). 그래서 50일 안에 비즈니스를 검증할 수 있을 정도로만 만들어보자고 목표를 세웠어요. 일정을 거의 일주일 단위로 쪼개서 움직였어요. 첫 주에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데 집중했고, 그다음 주에는 이 모델을 가지고 실제 꽃 시장을 돌아다니며 업계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실제로 사업이 굴러가기 위한 모든 과정을 오퍼레이션 맵으로 짜고, 다음 2주는 홈페이지 개발과 상품 구성에 시간을 쏟았고요. 마지막 2주는 론칭 마케팅 준비를 집중적으로 했죠. 그렇게 딱 50일 만에 첫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어요.
꾸까의 정기구독 서비스 덕분에, 꽃이 단순한 기념일 선물이 아니라 ‘나를 위한 선물’로도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꾸까가 정기구독 서비스로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저희가 원한 건 단순히 일상 속에서 꽃을 주문하고 즐기는 경험이 많아지는 것이었어요. 그 방법 중 하나로 정기구독 서비스를 활용한 거죠. 요즘은 포장 없이 신선하게 구매할 수 있는 ‘꽃시장’ 서비스가 특히 인기 있어요. 장미 한 단, 국화 두 단 이런 식으로 원하는 만큼 제철 꽃을 살 수 있어요. 1-2주 단위로 반복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꽃시장의 꽃을 구매하시든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시든, 목적은 아마 비슷할 거예요. 이전에는 꽃을 평소에 즐기는 문화가 거의 없었고 가격도 비쌌지만, 이제는 생활 속에서 부담 없이 꽃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사실 몇 년 전에 저희가 백화점에서 팝업을 했을 때 지나가는 분들이 “예쁜 쓰레기를 판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요. 길 가다 꽃을 사는 것도 이제는 어렵거나 이상하게 보이지 않잖아요. 꽃을 보는 시선과 접근성이 확실히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개인이 아닌 기업 대상 서비스도 운영 중이시죠. ‘생일대장’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원래 저희 직원 생일 때 직원 부모님에게 꽃을 보내드렸어요. 직원보다 오히려 부모님께 전달될 때 훨씬 감동이 크더라고요.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서비스로 확장하게 됐어요.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 생일 정보를 입력하고 꽃과 선물을 선택해 두면, 생일에 맞춰 자동으로 배송되니까 편리하고요. 또 생일뿐만 아니라 육아휴직 후 복직하신 분이나 신입 사원이 첫 출근하는 날 축하용으로도 많이 이용하세요. 무엇보다 금액이 예상되는 다른 선물보다 꽃은 가격이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정성이 느껴지기도 하죠. 이런 이유로 많은 회사에서 꽃 선물을 선택하시는 것 같아요.
온라인 서비스로 시작해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론칭 후 2-3년 동안은 온라인 기반으로 잘 운영했어요. 그런데 외부에서는 실체가 없는 회사처럼 보이더라고요. 실제로 당시 저희 플로리스트분들은 주변 업계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회사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해요. 제가 꽃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무시하는 시선도 있었어요. 그래서 ‘브랜드를 확실히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2-3년간 벌어둔 돈을 모아 이태원 경리단길의 3층짜리 빌라에 오프라인 매장을 냈어요. 그 뒤로 차례로 지점을 오픈했고, 당시에는 브랜드를 조금 더 알리는 데 집중했어요. 지금은 오프라인 지점을 플라워 클래스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현재 서울에 다섯 개 지점을 운영 중이고 홍대, 구로, 강남, 잠실, 광화문으로 나눠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어요.
클래스를 중심으로 공간을 운영하는 이유가 있어요?
우선 꽃을 배워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에서는 보통 일고여덟 살 정도 되면 아이에게 꽃 다루는 법을 가르쳐요. 어릴 때부터 꽃을 어떻게 즐기고 다루는지 배우지 않으면, 평생 꽃과 친해질 기회를 놓치기 쉽거든요. 하지만 한국은 이런 문화가 거의 없어요. 꽃다발을 받아도 물에 꽂아 두지 않는다거나 “뿌리가 날 줄 알았는데 안 났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가까이에서 꽃을 다루고 이해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곳 테라스 꾸까는 원래 카페 공간으로 운영되다가 와인 바를 겸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리뉴얼되었죠?
맞아요. 처음 카페를 시작한 이유는 간단했어요. 꽃만으로는 방문하시기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카페를 접목해서 공간을 꾸린 거예요. 당시에는 카페 문화도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을 때라 ‘괜찮은 카페를 만들어보자.’가 목표였어요. 그런데 5년 정도 지나면서 카페가 너무 많아졌고, 이대로는 브랜드를 보여주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이닝 공간을 겸하는 공간으로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음식도 예쁘고 맛있으면서, 꽃과 함께 공간 무드를 전달할 수 있도록요. 그 시기쯤 브랜드에 새롭게 활기를 주자는 목표도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제가 동십자각을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동십자각 앞에 이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어요. 복잡한 성수 같은 곳보다 여유롭고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요소가 공존하는 공간이라 편하게 머무르실 수 있을 거예요.
꾸까의 모토이기도 한 ‘꽃의 일상화’는 결국 소비자의 습관을 바꾸는 일이기도 한데요. 그 목표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지난 10년 동안 온라인으로 꽃 문화를 넓히는 데 큰 노력을 해왔어요. 그동안 온라인에서는 나름 성과를 냈지만, 오프라인에서도 어떤 혁신이 일어나야 된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더 가까이, 부담 없이 꽃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 일환으로 준비 중인 것이 창고형 꽃집이에요. 기존 꽃집은 약국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약을 처방해 주는 것처럼 “오늘 어머니 생신이에요.” 하면 그에 맞는 적절한 꽃을 만들어 주시는 거죠. 그런데 저희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가격 부담 없이 자유롭게 고를 수 있고, 언제든 와서 편하게 살 수 있는 구조의 꽃집을 만들려고 해요. 외국에서 마트를 가면 채소 사듯이 꽃을 살 수 있는 것처럼요. 곧 론칭을 앞두고 있는데 기존에는 없던 방식이 될 것 같아요.
1. 수국
이름 그대로 물을 품은 꽃이기에 장마철이 되면 피어나기 시작한다. 제주도에서는 수국을 ‘도깨비 꽃’이라고도 부른다. 토양 성분에 따라 꽃 색이 달라지고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변덕스러운 도깨비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종이라도 상황에 따라 색이 바뀌듯, 수국의 꽃말은 ‘변덕’, ‘변심’이다. 하지만 동시에 ‘진실한 마음’이라는 꽃말도 갖고 있다. 우리는 진실로 사랑하기에 자주 흔들리곤 한다. 서로 힘주어 생채기를 내면서도 다시 잔뜩 끌어안고야 마는 마음. 그 서툰 마음을 드러내며, 그보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이 꽃을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2. 디디스커스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디디스커스의 꽃말은 ‘아이’. 작고 앙증맞은 꽃송이들이 사방을 향해 자라난 모습이 마치 옹기종기 모여 방방 뛰노는 어린아이들을 닮았다. 꽃은 어른들 사이에선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곧잘 주고받지만, 기념일이 아니라면 아이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듯하다. 자신만의 작은 성취를 이뤄낸 순간에, 그래서 스스로 한 뼘 자라난 아이의 품에 디디스커스를 가득 안겨주는 건 어떨까. 세상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천진한 눈빛, 계산 없이 감탄할 줄 아는 순수한 마음. 그 맑은 기운을 잠시나마 빌리고 싶은 바람을 담아서.
3. 마트리카리아
카모마일의 한 종류인 마트리카리아는 은은한 사과 향을 품은 꽃이다. 흔히 들판에서 자주 보이며 ‘달걀프라이’라고 불리던 바로 그 꽃이다. 꽃의 얼굴이 크지도, 그렇다고 줄기가 굵지도 않아 겉보기에는 매우 여려 보이지만 다른 꽃보다 수명이 긴 편이다. 얇은 줄기에 달린 꽃송이들이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면서도 다시 중심을 찾아가는 모습이 꽃말처럼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함’을 보여준다. 한 해 동안 수고한 친구나 동료, 크고 작은 부침을 겪어온 사람에게 전한다면 조용하지만 든든한 격려가 되어줄 것이다.
4. 용담
한 사람의 속절없이 무너지는 시절에도 그 곁을 지키겠다는 다짐만큼 견고한 사랑을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 용담은 ‘당신이 힘들 때 나는 사랑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외국에서는 ‘Autumn bell flower’라고도 부르는데, 꽃이 피면 종 모양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담은 여느 꽃처럼 활짝 피는 순간을 기다리는 꽃이 아니다. 때로 모두 개화하지 않기도 한다. 평생 만개하지 않더라도, 웅크린 채 이내 피어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아름답다. ‘당신의 어떤 모습이 좋다.’는 말보다 ‘당신의 어떤 모습이든 좋다.’는 말을 고백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꽃이 그 마음을 대신해 주기를.
에디터 황진아
포토그래퍼 박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