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오후를 담은 손길

화가 샐리 웨스트

샐리 웨스트Sally West의 그림을 처음 본 순간 어디선가 익숙한 장면이 떠올랐다. 눈부신 햇살, 파도 소리, 초록색과 파란색 사이의 바다 물빛,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말소리. 꾸벅거리며 졸음을 받아들이고 싶은 한적한 오후가 그대로 담겨있다. 이름 모를 평범한 휴식이 그림으로 탄생했다.

BluesPoint1(1.5.17).24×30.72

PalmyStudy2(3.7.16).12×16.72

Beach(23.11.17).60×36.72

BlueBoat,Rushcutters.18×18.72

TheShortcut 40×40.72

Interview
화가 샐리 웨스트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제 이름은 샐리 웨스트예요. 현재 시드니에서 살면서 그림 작업을 하고 있어요. 뉴사우스웨일스 지역의 밀과 양이 자라는 농장에서 자랐어요. 

붓 대신 팔레트 나이프를 사용하는 방식이 독특해요. 이 기술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아크릴 작업을 했어요. 유화는 다루기 어려워 보였거든요. 근데 아크릴은 제가 하고 싶은 걸 그대로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다시 돌아왔고, 계속해서 시도했죠. 붓을 길들이면서 점점 쉬워지고 익숙해졌어요. 15년 전에 붓을 대신해서 팔레트 나이프를 이용하곤 했는데, 그게 지금 작업 방식이 시작된 지점인 셈이죠. 그즈음부터 밖으로 나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기도 했고요. 

주로 어떻게 영감을 받는 편인가요?
저는 말 그대로 ‘야외형’ 화가예요. 그러니 저를 둘러싼 환경에서 영감을 받죠. 바깥으로 향해서 기분 좋은 자리를 찾는 게 가장 큰 기쁨이기도 해요. 제가 그림을 그리도록 하거든요. 자연스럽게요. 이 행위가 저를 자유롭게 만드는데, 무척 좋아요. 

샐리의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자신의 가족을 무척 사랑하는 어느 작은 여자아이가 떠올라요. 자라나면서 가족에게 사랑을 배우고 이해하는 소녀요. 영화로 치면 <미스 리틀 선샤인> 같은 아이요. 작품 속 평화로운 분위기는 의도한 건가요?
그림을 그리는 매 순간 제가 무엇을 담고 싶은지, 진정 의도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계속해서 궁리해요. 무엇이 저를 끌어당기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가 계속해서 더 나은 화가가 되고 싶게끔 해요. 사실 저는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는 편은 아니에요. 그저 저 자신을 그림 그리기 좋은 환경에 둘 뿐이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와 흐름에 반응하게 돼요. 제가 의도하는 것은 딱 거기까지예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마음의 안정과 평온을 찾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행복하고 감사해요. 아마 그 그림을 그린 제가 당시에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을 테고, 그런 영역에 자리했겠죠. 실제로 그림 그릴 때 평온하기도 하고요. 

당신은 어떤 아이였을지 궁금해요.
저는 아주 외진 지역에서 자랐어요. 철저히 고립된 곳이라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익숙했죠. 아빠가 목장에서 양들을 한곳으로 몰 때 돕기도 했어요. 대략 천 마리 정도 됐는데 제가 모두 몰았어요(웃음). 정말 즐거운 기억이에요. 그 시절에는 제가 그림을 그릴지, 글을 쓸지, 혹은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어요. 땅 위에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던 기억은 나요.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많은 시간을 색칠하면서 보냈고요. 열두 살이 되어서 기숙학교에 간 뒤부터 제가 예술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주 열망했고, 사랑했죠. 미술실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거든요.

당신은 다양한 색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어요. 진부하지만 궁금한 질문인데요, 가장 좋아하는 색이 있나요?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저는 모든 색을 동등하게 봐요. 계속해서 제 팔레트를 탐험하고 색을 섞으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거든요.

예술가로서 세상을 대하는 샐리만의 방식이 있나요?
주어진 순간과 환경에 자기만의 이야기로 반응하는 거예요. 즉흥적이지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요. 모든 그림은 딱 그때만 그릴 수 있고,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저는 작업실에 돌아가서 절대 그림을 수정하거나 덧그리지 않아요. 모든 작품은 그 자리에서, 그 순간에만 완성돼요. 만약 뒤로 돌아간다면, 변화는 있겠지만 의미는 사라진다고 생각하거든요. 

휴가는 보통 사람들이 계속해서 살아갈 힘을 주잖아요. 그리고 스스로 응원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당신은 휴가를 어떻게 즐기나요?
그림 그리는 모든 순간이 휴가처럼 느껴져요.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오히려 그때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림 그리는 것 외에 다른 활동을 굳이 꼽아보자면, 해변에서 수영하거나 눈 위에서 스키 타는 걸 무척 좋아해요. 

어떤 사람들은 작품을 이해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저 느끼는 대로 즐기면 된다고 말해요. 이런 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지식으로 작품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 자체가 무엇인지 보고, 내 반응을 살피고, 작품 안을 탐험하려고 하죠. 사람들이 특정한 작품에 이끌리든 그렇지 않든, 작품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힘든 일이에요. 친구를 고르는 것과 비슷하죠. 누군가 무척 마음에 들고 친해지고 싶은데 그 이유를 말로 하려면 어렵잖아요. 물론 작품을 감상할 때 느낀 기분을 논의하고 말로 꺼내보려는 활동은 무척 중요하겠죠. 계속해서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과 의견을 발화해보세요. 그럼 예술을 넘어서 인간과 종교, 문화까지 타인과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의 작품을 본 사람들의 다양한 감상이 전해졌을 것 같아요.
보통 SNS를 통해서 다양한 반응이 전해져요. 최근 호주에서 전시를 여러 번 했는데, 전세계적인 피드백을 받았어요. 그런 반응은 단순히 갤러리 안에만 흐르는 게 아니더라고요. 온라인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제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어요. 

작품을 통해서 많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거네요.
제 작품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어떤 생각을 전할 수 있는 건 행운처럼 느껴져요. 어릴 적에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자라서인지 그림을 통해서 많은 이들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게 특별하게 느껴지거든요. 즐거운 모순 같은 거죠. 저는 말을 하지 않는데, 많은 이야기를 나누니까요.

상상을 가미한 질문을 드릴게요. 특별한 휴일을 맞아 딱 한 사람을 초대할 수 있다면, 누구를 부르고 싶나요?
제 아이들이요. 두 명인데 가능하죠(웃음)? 우리 아이들은 지금껏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재미있는 친구들이에요. 그 파티는 분명 무척 재미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샐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행복해지는 것 그리고 제 작품이 제일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이요!

Sally West
H. sallywest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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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자연

그림 샐리 웨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