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쾌한 기록물

인스타그램, 그 사람

어느 유쾌한
기록물

인스타그램, 그 사람

인스타그램이 처음 나왔을 때 첫인상이 매우 강렬했다. 정사각형의 프레임, 한 장밖에 올리지 못하는 시스템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의 사진을 무작위로 볼 수 있는 모습까지. 사진으로만 소통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취향이 드러나는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한 장 한 장 열심히 모여, 하나의 기록물을 만든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meganeandmiwa

카페와 베이커리에서 일 하며 매일 빵을 굽고 있어요. 남편 안경군과의 사랑스러운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
다른 사람들이 항상 찍는 비슷한 사진보다는 저만이 찍을 수 있는 사진을 올리고 싶었어요. 사실 전문적인 사진가도 아니고, 고급스러운 식기류를 쓸 수도 없어요. 하지만 제 앞에 있는 남편의 미소만큼은 저만의 것이기도 하잖아요. 그의 미소를 간직하는 일은 무척 행복해요. 물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제 사진을 함께 보고 있지만요.

당신의 현실 세계
저는 빵집을 같이 하는 카페에서 스토어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우리는 매일매일 빵을 구워요. 그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카페에서 점심으로 판매하고 있기도 하고요.

인스타그램의 좋은 점
먼저 많은 사람들이 메가네 군과 저의 행복한 일상을 볼 수 있어요. 가끔 어떤 분들은 저희를 보기 위해서 먼 거리에서 카페로 놀러 오기도 하죠.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를 찾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또 제가 계절별로 만드는 음식을 참고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핸드폰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으면 바로 찍어서 올릴 수 있죠. 단연 놓칠 수 없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 순간을 잘 포착해서 바로 SNS에 공유할 수 있어요.

아이디 ‘megeneandmiwa’의 의미
저의 요리, 그의 맑은 미소, 정해진 일정한 구도. 어떤 것 하나라도 없으면 완성이 되지 않아요. 이 계정은 우리들의 컬래버래이션 같은 거거든요. 그래서 남편 이름인 ‘Megane’와 제 이름 ‘Miwa’를 합친 거예요.

film_joon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후 아름다운 제주도로 이사 왔어요. 제주의 아름다움 속에서 저희 부부는 물론, 다른 많은 이들의 멋진 추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
지금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만, 결혼 전에는 저희 부부가 함께 일을 했었어요. 제주도에서 예비부부의 웨딩 스냅사진을 찍는 것이었죠. 그런데 정작 저희 둘은 제대로 같이 찍은 사진이 없더라고요. 부부로 새롭게 시작하는 신혼여행부터 함께 사진을 담기로 한 것이 시작이 되었어요.

당신의 현실 세계
제주도에 내려와 한동안 함께 사진작가로 일했어요. 저는 필름카메라로 아내는 디지털카메라로 한 팀이 되었죠. 지금은 아내가 생활한복대여점을 운영하면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어요. 아내는 제주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이왕이면 우리 옷, 한복을 입고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직접 한복을 만들고 대여하고 있어요.

가장 좋았던 촬영지
풍경이 가장 좋았던 곳은 세화해변이에요. 간조 때 들어가서 찍은 사진이라 모래사장도 물결 모양으로 남아 있었고, 바다와 저 멀리 하얀 등대까지 담을 수 있었거든요. 마음속에서 뽑은 가장 좋았던 곳은 바로 저희 집이에요. 아무것도 모르고 구한 제주 촌집을 직접 페인트칠하고 시멘트질도 하며 꾸민 곳이라 말로 표현하기 부족할 만큼 좋죠. 예전에 소 외양간이던 돌창고는 아내가 생활한복대여점을 하고 있고, 안채에서는 저희 부부가 생활하고 있어요. 

제주도로 내려간 계기
제가 하는 일이 ‘제주도 셀프 웨딩 촬영’인지라 모든 스케줄이 제주도에서 진행됐거든요. 그러다 점점 제주도의 시간 흐름에 익숙해지더라고요.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육지에서 느낄 수 없는 ‘한 박자의 쉼’이랄까요. 그렇게 제주도로 내려가 살게 된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마디
여보, 난 아직 여보 손만 잡아도 설레. 아, 그리고 반려자 말고 반려견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네요. 한복아, 엄마 좀 그만 괴롭혀, 제발.

vnfms004

사진에 빠진 여행자에요. 개미처럼 평생 ‘미래’만 준비하며 살기는 싫어서 꿈이었던 세계일주를 떠났어요. 지금은 여행의 중반이에요.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
세계일주는 고3 때부터 7년간 간직한 간절한 꿈이었어요. 여행을 통해 저만의 콘셉트 사진을 만들고 싶었죠. 무엇보다 여행지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싶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국기는 굉장히 매력적인 아이콘이었어요.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의미를 상징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면서 미적인 가치도 가지고 있으니까요.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했어요.

주로 작업하는 방식
적합한 장소를 찾고 나서 카메라에 10초 타이머를 맞추고 사진 찍는 곳으로 달려가 국기를 펴는데, 이때 적절한 바람이 불어줘야 해요. 대부분 경관이 탁 트인 장소는 바람이 심하게 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많게는 수십 장 찍고 좋은 위치에서 보기 좋게 펄럭인 국기 사진을 고르는 거예요. 국기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두세 시간 동안 국기를 사려고 찾아 돌아다닐 때는 스스로 바보 같다고 느끼기도 해요.

좋아하는 인스타그래머
@elialocardi이요. 경관을 전문적으로 찍는 미국 사진작가예요.

인스타그램의 좋은 점
자신이 원하는 카테고리의 사진을 쉽게 검색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요.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중심의 SNS예요. 한정적이고 틀에 박힌 이미지가 아닌, 타인의 개성이 담긴 시선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아이디 ‘vnfms004’의 의미
초등학교 3학년 때, 컴퓨터 수업 시간에 이메일 아이디를 만들면서 담임선생님이 제안한 거였어요. 저희 반 전부 ‘vnfms’로 통일하기로 하고 끝에 자기 번호를 숫자로 넣는 식으로요. 저는 4번이라 ‘vnfms004’가 됐어요. 유치하긴 하지만 이 아이디는 모두의 추억이니까 바꿀 수 없어요. 아! 저 말고도 아직 이 ‘vnfms’를 쓰는 친구들이 몇 있어요.

herpickings 

책과 커피를 무척 사랑해요. 하루라도 안 읽고, 안 마시면 두통이 나요. LA에서 작가의 꿈을 갖고 살고 있는 스물 몇 살의 몽상가입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
몇 년 전, 가장 아름다운 청춘일 때 저는 ‘루푸스Lupus’라는 질병에 걸려 항상 침대에만 누워있었어요. 그때 항상 책을 읽으며 저를 위로했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립고, 친구들이 보고 싶은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오면 참기가 힘들었어요. 많이 아프고, 힘들고, 미래가 두려울 때 희망을 준 것이 책과 커피였어요. 그 안에서 인생을 잘 살아가는 법을 찾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죠.

가장 좋아하는 책
이 질문은 참 어렵네요. 저는 책을 고를 때 기분, 현재의 상황 그리고 감정에 따라 책을 선택해요. 매번 좋아하는 책이 달라지기도 하죠.

가장 좋아하는 독서 분위기
매일 책을 읽는 습관 때문인지 하루에 몇 장이라도 읽지 않으면 기분이 찜찜하고 하루가 안 끝난 느낌이 들곤 해요. 기쁘든 슬프든 숨 쉬고 밥 먹는 것처럼 저는 매일 책 읽을 때 행복해요. 분위기가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의 좋은 점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편히 나눌 수 있는 점이 좋아요. 보통 아이폰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데, 이따금 옛날 사진기가 그립기도 해요. 사진을 뽑아서 보는 기분이 다르니까요.

아이디 ‘herpickings’의 의미
간단히 말하자면 ‘그녀의her’ ‘선택pickings’이죠!

popeyethefoodie 

LA에서 길을 헤매던 작은 강아지가 이제는 우리집 미식가가 되었어요. 뽀빠이와 함께 맛있는 식당을 찾아가는 게 행복이에요. 아참, 외식 때마다 강아지용 간식은 따로 마련한답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
우리는 자주 외식을 나가서 음식 사진을 기록하곤 했어요. 처음으로 뽀빠이가 우리 가족이 되었을 때, 우리와 떨어져 있는 것을 원치 않아 해서 반려동물에게도 좋은 식당을 찾기 시작했어요. 야외에 앉을 수 있는 곳들 말이죠. 평소처럼 음식 사진을 찍으려는데, 뽀빠이가 무척 얌전하게 앉아 있는 거예요. 그때부터 사진을 계속 찍기 시작했죠. 

사진 촬영의 어려움
사실 뽀빠이는 음식 옆에서도 아주 차분해요. 사진 찍는 일이 크게 어렵지는 않아요. 하지만 카메라 렌즈를 잘 안 봐서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고르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죠. 그래도 그는 카메라 앞에서 굉장히 포토제닉한 강아지랍니다.

인스타그램의 좋은 점
저는 보통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요. 퀄리티도 좋고, 편리하기도 하잖아요. 그 순간을 재빠르게 촬영해야 하는 때에 적합하죠. 그렇게 찍은 사진을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어서,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저에게는 완벽합니다. 

뽀빠이에게 한마디!
너는 우주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귀엽고 다정한 강아지야. 내 인생에서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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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