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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담아내는 것들
잔
물은, 커피는, 술은 어딘가에 담겨야만 형체를 갖는다. 담아내는 것들을 모았다. 지금 당장 손에 쥘 수 있거나 잠깐 누릴 수 있거나 결코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다.
100년이 넘게 이어진 일본 유리제조 공방에서 만든 작은 맥주잔. 오묘한 금빛 그라데이션이 멋지다. 3만 4천원, 인포멀웨어(informalware.com)
지금 살 수 있는
유리잔
01 물방울이 맺힌 것 같은 외관의 이딸라 ‘가스테헬미Kastehelmi’ 텀블러. 2만 2500원, 루밍(rooming.co.kr) 02 초록색 마리 앙투아네트 글라스Marie Antoinette Glass는 저녁 식사의 와인잔으로 좋고 오브제로도 훌륭하다. 4만 8천원, 챕터원(chapterone.kr) 03 일본 유리제조사 키무라유리점의 ‘몰드 글라스Mould Glass’ 시리즈 잔. 위스키를 단숨에 들이켜기 좋은 사이즈다. 3만 5천원, 티더블유엘TWL(twl-shop.com) 04 소주를 따라 마시면 기분이 좋을 것 같은 크리스털 샷 글라스. 2만 3천원, 인포멀웨어 05 나팔꽃 모양의 크리스털 식전주 글라스. 3만 5천원, 인포멀웨어 06 금빛 테두리가 고급스러운 잔. 와인이나 물을 담아 마시기 적당하다. 3만 9천원, 챕터원 07 이탈리아 브랜드 셀레티의 가벼운 유리잔. 2만원, 루밍
탐나는
남의 잔
01 문인영, 푸드스타일리스트
뉴욕의 벼룩시장에서 2015년에 구매한 잔이에요. 밀크 유리로 되어 있는데 선명한 컬러가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이 잔으로 물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지만 핫초코를 담아 마시면 특히 맛있어요.
02 김민희, 디자인 스튜디오 ‘아워페이지Our page’ 디자이너
어머니의 일본 친구와 도쿄 디즈니랜드에 놀러 갔다가 그분께 선물 받은 컵이에요. 아침에 우유와 시리얼을 담아 먹고, 여름엔 빙수를 담아 먹기도 해요.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사이즈라 자주 쓰고, 그래서 더 좋아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귀여워서 뭔가를 담아 먹을 때 조금 더 행복해져요.
03 신정원, 《나일론 코리아》 피처 디렉터
작년 핀란드 출장을 다녀올 때 핀에어 기내에서 산 이딸라 ‘울티마 툴레Ultima Thule’ 텀블러예요. 운 좋게 비즈니스로 업그레이가 됐는데, 웰컴 샴페인이 이 잔에 담겨 나왔어요. 한눈에 반해서 샀어요. 물, 맥주, 샴페인, 위스키, 양파즙 등 뭘 담아도 태가 나고 예뻐요.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을 때 꺼내서 기어이 예쁘다는 말을 듣고야 말죠.
04 손은경, 일러스트레이터
아주 어릴 때부터 집에서 쓰던 컵이라 자세한 구매 경로나 날짜는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여쭤보니 30년은 된 거라고 해요. 작년에 독립하게 되면서 엄마가 오랫동안 깨끗이 사용하신 (평소 눈독 들이던) 빈티지 식기를 몇 개 가져왔어요. 가족의 사소한 기억이 남아있어 좋고, 바닥에 잔잔하게 코팅된 라벤더색이 촌스러우면서도 예뻐서 좋아요.
05 이정은, 텍스타일 브랜드 ‘코흔cohn.’ 디렉터
한 달 전쯤 즐겨 가는 동네 빈티지 숍에서 찾았어요. 큰 잔은 티, 작은 잔은 커피용이라고 하는데, 단순히 많이 마시는 남편과 조금 덜 마시는 제가 쓰기에 좋겠다 싶어 구매했어요. 아침에 따뜻한 커피나 티를 담아 마셔요. 용량이 커서 요즘 같은 날씨에는 얼음을 넣어 마시기도 해요.
지금 살 수 있는
도자기 잔
01 좋아하는 커피와 차를 가득 담아 마실 수 있는 넉넉한 사이즈의 이이호시 유미코 Yumiko Iihoshi ‘언 주흐 마틴 컵Un Jour Matin Cup’. 6만 2천원, 티더블유엘TWL 02 스웨덴의 유리공예가이자 세라미스트인 올레Olle Alberius가 디자인한 로스트란드 ‘타펠Taffel’ 시리즈의 티 잔과 소서. 1970년대에 만들어진 빈티지 잔으로 특유의 색감과 디테일이 멋지다. 4만 5천원, 코끼리상사(theelephanttrade.com) 03 선명한 주황색 테두리가 예쁜 호가나스 ‘란다반다Randa-Banda’ 시리즈의 빈티지 티 잔과 소서. 5만원, 코끼리상사
잠깐 누리는
카페 잔
나무사이로의
시라쿠스 잔
이 잔은 어떤 잔인가요? 일명 ‘돌잔’으로 불리는 시라쿠스 잔이에요. 2004년부터 사용했어요. 두툼하고 묵직한 도기 잔이라 커피가 빨리 식지 않아요. 손님이 커피를 다 드실 때까지 따뜻하죠. 잔에는 어떤 음료가 담기나요? 브루잉 커피. 브루잉 커피는 에스프레소 커피보다 추출 후 온도가 낮아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잔을 사용해요. 이 외에 카페에서는 어떤 잔을 사용하나요? 입에 닿는 부분이 편안한 라테 전용 잔과 큰 용량에 손으로 잡기 편한 아메리카노 전용 머그잔이 있어요.
브랑쿠시의
보르미올리 잔
이 잔은 어떤 잔인가요? 30년은 더 된 보르미올리 잔이에요. 카페 오픈 초기에 필요한 식기를 고르던 중 시댁 찬장에서 어머니가 고이 모셔둔 이 잔을 발견하고 가져왔어요. 어머님의 이 잔은 그야말로 빈티지였죠. 잔에는 어떤 음료가 담기나요? 따뜻한 로열 밀크티. 흔하지 않은 유리잔 티 소서여서 로열 밀크티의 색감을 살려줘요. 이 외에 카페에서는 어떤 잔을 사용하나요? 파리나 일본 등지에서 구해온 빈티지 잔이나 도자 작가의 작품들을 사용해요. 플레이트류는 동생이자 금속공예작가인 김현성 작가의 동 플레이트를 쓰고 있어요.
나무사이로
분당에 로스터리와 커피 바를 두고 있으며, 한옥을 개조한 공간으로 분위기가 아늑한 종로 매장에서 다채로운 향미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A.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8길 21
H. namusairo.com
T. 070 7590 0885
브랑쿠시
조각가 콘슨탄틴 브랑쿠시의 이름을 딴 브랑쿠시는 금속공예를 전공한 남매가 메뉴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만들고 꾸민 감각적인 카페다.
A. 서울시 용산구 새창로 104
H. instagram.com/cafe_brancusi
T. 070 4466 9371
언더야드의
아필코 잔
이 잔은 어떤 잔인가요? 아필코에서 생산한 ‘플로라’ 라인의 잔과 소서예요. 언더야드의 이야기와 닮아있는 잔이라고 생각해 오픈부터 쭉 사용하고 있어요. 투박하고 묵직한 이 잔은 시간의 흐름이 담긴 채로 낡아가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용할 예정이에요. 잔에는 어떤 음료가 담기나요? 아메리카노와 라테 등 따뜻한 커피. 잔 밑바닥이 평평해 에스프레소 머신 위에 안정감 있게 쌓을 수 있는데요, 따뜻해진 잔에 커피를 내면 쉽게 식지 않아요. 이 외에 카페에서는 어떤 잔을 사용하나요? 아필코의 다른 라인으로 따뜻한 티 음료를 내고, 볼 메이슨 유리병을 시원한 커피 음료를 내는 데 사용해요.
이피 커피앤바의
로젠탈 잔
이 잔은 어떤 잔인가요? 로젠탈이라고 하는 독일 브랜드의 잔입니다. 카페를 오픈했을 때부터 사용했어요. 모카포트를 연상시키는 각진 겉면과 동그랗게 마감된 잔 내부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어요. 잔에는 어떤 음료가 담기나요? ‘카페 마로끼노’라는 이름의 커피 음료를 담아내요. 용량도 맞고 심미적으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입술에 닿는 부분의 촉감이 좋아 사용하게 되었어요. 이 외에 카페에서는 어떤 잔을 사용하나요? 빌레로이 앤 보흐, ASA, 쇼트 즈위젤 등의 독일 브랜드를 주로 사용해요. 프랑스 브랜드 레볼도 사용하고요. 견고하게 잘 만들어져서 선호하는 브랜드들이에요.
언더야드
논현동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카페다. 커피와 함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만든 건강한 식사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특히 맛있다.
A.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49길 12
H. instagram.com/Underyardseoul
T. 02 3443 3356
이피 커피앤바
커피와 술을 포함해 주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판매하는 공간이다. 근사한 사진집과 디자인 서적, 그리고 훌륭한 음악이 항상 이곳에 있다.
A.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9길 40-6
H. instagram.com/epcoffeenbar
T. 070 4791 2926
에디터 김혜원
포토그래퍼 안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