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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익숙하게 만들어줄 몇 가지
낯선 곳에 일상을 담다
여행을 익숙하게 만들어줄 몇 가지
여행지에서도 집 같은 편안함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은 여러 여행자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이국의 문화 속에서도 문득문득 향수에 잠긴다. 그래서 누군가는 타지에서도 익숙함을 누리기 위해 몇 가지 물건을 챙긴다. 나의 경우엔 치약과 수면안대, 잠옷, 발포비타민, 기분이 좋아지는 향, 마스크 팩 등이다. 여행 가방 한 켠은 항상 그들의 자리다.
어디에서도 편하게 잠들 권리
잠옷과 수면안대
어디서도 머리만 대면 ‘꿀잠’을 자는 사람들이 부럽다. 까다롭게 굴려는 건 아니지만 혼자 호텔방을 쓰지 않는 이상 여럿이 자거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 누군가는 비상용 수면제를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그런데 굳이 수면제를 먹고 싶진 않다. 몇 번의 여행과 출장 끝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내 몸에 익숙한 잠옷과 빛을 조금이라도 차단해줄 수면안대다. 영화 <인턴>에는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출장을 갔다가 호텔에서 어떤 소동이 생겨 모든 투숙객이 나이트가운을 입고 밖에 몰려 있는 장면이 나온다. 대부분 호텔 가운을 입고 있는데 로버트 드 니로는 자신이 가져온 나이트가운을 입고 있다. 그 모습이 퍽 멋있고 편안해 보였다.
사실 잠옷이란 옷을 따로 마련해 입게 된 것도, 여행시 별도의 잠옷을 챙겨가게 된 지도 오래되지는 않았다. 원래 내 몸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티셔츠면 그만이었다. 그러다 파자마 세트를 갖게 되었다. 부드럽게 피부를 감싸주는 감촉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첫 잠옷을 경험하고 나니 어느새 다양한 패브릭의 잠옷을 검색하고 있었다. 잼머Jammer는 홈패브릭 브랜드다. 에이프런이나 매트, 키친웨어, 그리고 나이트웨어를 제작한다. 나이트웨어는 주로 100퍼센트 린넨으로 만들어지는데, 아주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는 사계절 내내 쾌적하게 밤을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원피스나 통바지 형태의 제품이 많은데, 풍성하게 떨어지는 라인으로 누구나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잼머 린넨 제인 나이트드레스 | 18만3천원 | jammer.co.kr
여운을 남기는 향
닥터폴스 치약
다 그런지는 몰라도 내 주변 사람들은 여행갈 때 반드시 본인의 치약을 챙긴다. 원래 쓰던 치약이 아니면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치약을 어메니티로 제공하지 않는 호텔도 꽤 많다. 샴푸나 바디샴푸는 현지 제품을 써도 상관없지만 치약만큼은 집에서 쓰던 걸 쓰고 싶다. 최근에 아주 만족스러운 치약을 알게 되었다. 이 치약을 써본 한 지인은 “매운맛 때문에 이를 잘 안 닦았는데, 이 치약 쓰고 나서 양치를 좋아하게 됐다니까.”라고 평했다. 치약에서 밀크티 향이 난다니 신기하긴 하다.
닥터폴스Dr.Pauhls 치약은 치과 의사들이 모여 개발한 치약이다.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 안전한 천연유래 성분의 배합으로 만들어졌는데, 파라벤, 타르색소, 폴리에틸렌글리콜, 광물성오일, 동물유래원료 등 유해 성분은 모두 배제하여 아이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천연유래 성분 치약답게 맵거나 텁텁함은 없고 상쾌한 기운이 입안에 오래 남는다. 치약 튜브 패키지에는 올바른 양치 방법도 나와 있다.
닥터폴스 치약을 알게 되고 나서부터 회사에도 이 치약을 구비해두고 사용한다. 얼마 전의 출장에도 본래 가져가던 치약대신 닥터폴스 치약을 챙겼다. 치약에서 밀크티 향이나 유명 향수의 맛이 난다고 하니 처음엔 어색했고 ‘개운할까’ 염려했는데, 달콤하고 부드러운 상쾌함이 오히려 사용할 때마다 기분을 좋게 했다. 그리고 오래도록 향이 입안에 남았다. 전문 제향사들이 제향한 닥터폴스만의 향이 이 치약을 특별하게 해준다. ‘바닐블랙티향Vanille Black Tea Flavor’은 홍차향에 바닐라향을 가미한 부드러운 맛이 난다(양치를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하게 만들었다는 향이다). 상큼한 맛이 나는 ‘라임만다린향Lime Mandarin Flavor’과 시트러스함과 머스크향이 어우러지는 ‘패츌리머스크향Pachouli Musk Flavor’ 등 몇 가지 라인이 있어 자신에게 맞는 향의 치약을 고를 수 있다.
닥터폴스 치약 | 2만1천원 | curescript.co
편안한 심신을 위한
향과 오일
향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사람은 향을 맡으면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변한다. 나 역시도 향에 민감하다. 향에 관련된 제품도 종종 사들인다. 주로 몸을 위한 향수나 바디미스트를 모았는데, 요즘의 관심분야는 방에 놓아둘 방향제나 스프레이다. 방에 들어갔을 때 달콤함이 섞인 숲과 나무 향이 나면 기분이 그렇게 좋다. 피로하거나 일이 잘 안 풀리고, 사람과의 관계가 불안정하여 컨디션이 저조한 날에도 그 향을 맡으면 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고 싶어진다. 집은 정신적인 충전소가 되어야 하니까.
여러 방향제를 사용해봤고 인위적인 향 때문에 아쉬웠던 적도 많다. 이솝에는 향수 ‘마라케시’로 입문하게 되었다. 누군가 길거리에서 흘리고 간 향을 찾고 찾다가 발견한 제품이다. 억지로 만든 향수라기보다 자연의 냄새였다.
그렇게 이솝의 향에 신뢰를 갖던 중 ‘룸 스프레이’가 출시되었다. 뿌려두면 몇 시간은 특정한 자연 속에 들어와있는 기분이다. 적어도 냄새만큼은. 호텔이나 숙소 같이 특유의 냄새가 나는 빌린 방에서도 이 평온한 공기를 잃고 싶지 않아 숙소를 떠나기 전이나 샤워를 하기 전 뿌려둔다. 지극히 개인적인 방식이지만 캐리어 속에서 찌든 옷에도 뿌려주면 다음 날 옷을 갈아입을 때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행 파우치에 챙겨두는 제품이 또 하나 있다. ‘진저 플라이트 테라피’는 긴 비행시간에 지쳤을 때 목이나 귀 뒤, 손목 등에 바르면 정신이 맑아지고 상쾌해진다. 비행기 안에서 급하게 마시지를 받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물론 평소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좋다.
이솝 룸 스프레이 & 진저 플라이트 테라피 | 각 6만4천원, 3만6천원 | aesop.com
물 한 잔의 생기
발포비타민
발포비타민의 효력을 믿게 된 건 5년 정도 되었다. 선물로 받은 것이 있었는데 뜯지도 않고 그대로 두던 상태였다. 그러다 목이 살살 아프고 몸살 기운이 생겨 급한 대로 아침저녁으로 한 알씩 물에 타 먹었는데 감기에 한 번 걸리면 최소 5일을 앓는 내가 별다른 증상 없이 몸살 기운이 사라진 것이다. 그 이후 떨어질 틈이 없이 구비해두는 유일한 비타민이다.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기력이 달리고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른 상비약은 안 챙겨도 이 비타민은 꼭 가져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조식은 안 먹어도 이 비타민 한 잔은 마시려고 노력한다. 물에 떨어트려 마시기만 하면 되니 번거롭지도 않다. 비타민이 녹으며 탄산이 조금 생기는데 여행지를 돌아다니다 목마를 때 물에 하나씩 타 먹어도 좋다.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먹어봤는데, DM발포비타민을 즐겨 먹는다. 세계적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독일 제품이다. 발포비타민은 비타민 성분 외에 탄산수소나트륨을 첨가하여 물에 넣어 녹였을 때 서로 반응하여 탄산이 발생한다. 탄산이 세포의 약물 흡수 공간을 확장시켜 비타민이 더 잘 흡수될 수 있게 하고 청량감도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기존 알약 형태의 비타민제보다 훨씬 편리하고 효과가 좋은 것이다. 아무리 좋아도 하루에 1~2개 복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DM발포비타민 | 약 1천6백원
여행지에서도 오롯이 ‘나’이고 싶다면
피부를 위한 제품
더운 휴양지에 가면 내리쬐는 햇빛으로 인해 피부가 익는다. 반대로 건조한 도시에선 피부가 속부터 갈라진다. 한국 기온에 익숙해진 우리 피부는 해외에서 예민해지기 일쑤다. 이렇게 되면 나 스스로 거울을 쳐다보기 싫어질 뿐만 아니라 따갑고 가려운 피부 때문에 신경이 쓰여 여행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한번은 요코하마에 간 적이 있었는데, 항구도시치고 너무도 건조한 날씨 때문에 얼굴은 따갑고 입은 마르고 손은 건조해져 여행 내내 찝찝하고 불편했다. 그때부터 밤에 잘 때 편리하게 사용할 마스크팩이나 미스트,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안 제품 등을 꼼꼼하게 챙긴다.
뷰디아니Beaudiani는 천연 원료를 사용해 가족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든다. 뷰디아니의 아로마 마스크팩의 성분은 천연 에센스오일을 더불어 모든 원료가 자연으로부터 얻은 것이다. 그래서 피부 세포와 함께 작용해 피부 자체의 재생력을 증대시켜준다. 팩의 원단도 남다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페이셜 마스크 원단인 ‘디어파인Diafine’은 3층 원단 구조로 수분과 영양을 가득 담고 있으며 초극세사로 짜여진 원단이 피부 자극을 최대한 줄여주고 밀착력은 높여준다. 사실 여행 시 가장 필요한 제품은 바로 클렌징패드다. 페이셜 클렌징 패드와 바디 클렌징 패드가 있는데, 파우치 안에 든 패드로 거품을 내서 닦아주기만 하면 끝이니 아주 편리하다. 무거운 폼클렌징과 클렌징오일, 바디샴푸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돼서 가방도 가벼워진다. 여기에 여행용 사이즈의 미스트까지 챙기면 여행에서도 ‘나’로 남을 수 있다.
뷰디아니 마스크팩 4in1, 클렌징 패드 세트, 페이셜 미스트 세트 | 2만원, 3만원, 1만4천5백원 | beaudiani.com
일상을 치유하는
사소한 방법
닥터폴스
너무도 당연하게 삶에 녹아있어 바꾸지 못하는 습관 같은 것이 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습관의 차이가 삶의 풍경을 바꿔줄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냉수대신 정수를 마시거나, 매일 사용하는 제품을 바꿔보는 것. 몇 십 년을 맵고 화한 치약으로 입안을 자극해온 인생이다. 어쩌면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과도 같은 행위를 굳이 인상을 찌푸려가며할 필요가 있을까. 닥터폴스는 오래도록 입안에 달콤한 여운을 남긴다.
에디터·포토그래퍼 정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