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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 당신은 무엇에서 해방이 되었나요?
변수빈 제주 해양 폐기물 수거 활동 단체 ‘디프다’ 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 해양 폐기물 수거 활동 단체 ‘디프다’의 대표이자 바다를 사랑하는 그린 다이버 변수빈이라고 해요. 5년째 제주 바다에 밀려드는 해양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어요.
바다를 위한 작은 보답 저는 지구를 위해 편리하게 무언가를 소비해버리는 삶에서 벗어나는 중입니다. 제주에서 프리다이빙이라는 해양 스포츠를 즐기다가 위안을 주던 바닷속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쓰레기를 줍는 것, 그리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지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쉽게 쓰고 버리던 것들을 줄여 나가면서 안락함이 찾아왔어요.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해졌어요. 사실 지금도 편안함에서 해방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어요. 무수한 어려움을 이겨내며 실천하는 내 모습을 인정하고 응원하려 해요. 사람이니 실수할 수도 있고 좌절할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사소한 걸음으로 나아가기 해방을 원하는 분들께선 주변부터 점검해 보세요. 이를테면 플라스틱 양치 도구를 고체 치약이나 대나무 칫솔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해 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 사소한 변화를 1년 이상 지속하고자 노력해 보면 어떨까요. 차근차근 함께해요. 같이 갑시다!
이소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드로잉 책을 만드는 이소입니다. 주중엔 그림을 그리고 주말엔 숲 밭을 돌봅니다. 기후변화와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많고요, 올해 비건 5년 차가 되었습니다.
지구를 위한 가벼운 짐 이번에 한달살이 여행 짐을 싸며 스스로 많이 바뀌었다는 걸 알았어요. 저는 숙소에 어메니티가 잘 갖춰져 있어도 일회용품 소비가 줄었으면 해서 거의 사용하지 않아요. 전에는 샴푸, 린스, 비누, 로션, 스킨, 치약, 칫솔 등등 이것저것 챙길 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로션과 오일 그리고 치약, 칫솔 정도 챙기고 나니 끝나더라고요.
미니멀리스트의 길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에 수집벽까지 있는 맥시멀리스트였어요. 물건이 점점 쌓이니 집에 있을 때조차 갑갑하다는 걸 서서히 느끼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번아웃까지 찾아와서 휴식차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했는데 출국 직전 28인치 캐리어에 발목을 찧어 인대가 손상됐어요. 귀국 후 발목 치료를 하며 그동안 필수품이라 여기던 물건들의 쓰임을 되돌아 보고 정리하니 물건에 집착하는 마음이 서서히 사라졌지요.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일일 텐데, 7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네요.
서서히 적응하기 세면도구를 줄이는 건 석유계 계면활성제와 플라스틱 소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었어요. 그중에 샴푸를 쓰지 않는 일이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샴푸 없이 물로만 감으니 처음엔 씻어도 씻는 기분이 들지 않았죠. 머리가 정돈되지 않으니 사람들 만날 때 자신감이 줄어들기도 했고요. 그렇게 좌충우돌 2년의 세월이 지나고 그만둘까 진지하게 생각하던 차에 저보다 더 오래 ‘노푸’를 하고 있는 분을 만났어요. 아무 문제 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니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으면 서로 의지도 되고 새로운 자극도 받는 듯 해요. 어딜 가더라도 물만 있으면 샤워하는 데 충분하니 마음이 가벼워요.
자연스러운 방식을 찾아 뭔가를 갑자기 모든 걸 바꾸는 것보다 단계를 거쳐 자연스럽게 바꿔 보는 건 어떨까요. 액상 샴푸 대신 고체 샴푸 바를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좀 더 도전해 보고 싶으면, 집에서 뒹굴뒹굴 쉬고 싶은 날에 얼굴과 몸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씻고 싶을 때는 물로만 씻고요. 어떤 실천이든 실패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말고 또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면서 자신만의 단순하고 가벼운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김대일 작가
저는 김대일이라고 합니다. 때로는 글을 쓰고 또 가끔 디자인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소개합니다만, 대부분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여러 일을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칩거와 유랑을 모두 품고 사는 모순적인 사람입니다.
지구를 위해? 모두 지구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말엔 다소 어폐가 있어요. 그보다는 ‘기후위기에 봉착한 인간을 위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기후위기로 인류가 멸망한다면 지구는 결국 회복할 테니까요. 그렇지만 석연치는 않아도, 지구를 위한다고 이야기하는 편이 옳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더 많은 동참이 이루어질 테니까요. 저는 몇몇 일회용품과 이별했어요. 생수병, 플라스틱 샴푸 통, 일회용 면도기, 물티슈, 수저, 젓가락 같은 것들요.
막연한 기다림 시골에서 2년 정도 산 적이 있어요. 시골은 도시처럼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곳이 아니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이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쓰레기 수거예요.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에 걸쳐 작업을 하는데 이를 놓치게 되면 영락없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죠. 어쩌다 스케줄이라도 꼬이는 날엔 몇 주 분량의 쓰레기가 마당 한쪽에 산더미처럼 쌓이곤 합니다. 언젠가 한 달 치가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 더미를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겨우 두 사람이 한 달 동안 만든 쓰레기가 이 정도라니. 5천만 명이 넘는 대한민국의 쓰레기는, 몇십억 명이 넘어가는 지구의 쓰레기는 어느 정도일까.” 가늠조차 되지 않았어요.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지 않으면 위험하겠다 싶었어요.
모든 것은 시간문제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원래 그런 거구나.’ 하고 흘려보내는 것도 방법이겠죠. 이 불편함을 감내하지 않고 다른 편리한 방법을 찾는다면 결국 또 무언가가 버려질 거예요. 이것도 잠시입니다. 익숙해지면 지금보다 나아질 거예요. 포기하지 말아요. 결국은 자신을 위한 일임을 잊지 마세요.
모아 제로웨이스트 숙소 ‘모악산의 아침’ 운영자
안녕하세요. 제로 웨이스트 숙소 ‘모악산의 아침’ 운영자 모아예요. 평소 기후위기와 동물권에 관심이 많아 무포장 장터를 열고 비건 커뮤니티를 꾸리며 활동하고 있어요.
찰나의 즐거움을 위하여? 저는 바비큐로부터 해방되었어요. 방문객들이 바비큐를 하고 나면 플라스틱, 비닐 등 썩지 않는 쓰레기가 100리터 이상 나오더라고요. 일회용품을 매일 분리하고 배출하는 것도 힘에 부쳤고요.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죠. 사실, 쓰레기 문제만을 고려해서 바비큐를 없앤 건 아니에요. 기후위기를 알리는 제로 웨이스트 숙소인데, 탄소배출의 원인 중 하나인 축산업에 일조하는 바비큐를 준비하는 게 이상하다 싶었어요. 덕분에 저도 육식을 끊고 차차 비건 지향을 하게 되었어요. 쌈장에 뒤엉킨 재활용 쓰레기를 일일이 씻어내는 수고로움에서도 벗어났죠.
오해가 아닌 이해 처음에는 매출에 지장을 미칠까 걱정했어요. 제로 웨이스트 숙소라는 이름 덕에 바비큐가 없는 이유를 이해하신 것 같아요. 대신 요가 매트와 싱잉볼, 소분된 잎차와 무포장 원두를 준비해서 온전히 휴식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다행히 모두 대나무숲 아래 자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걸 선호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세상에는 외면하고 싶어도 용기를 내서 제대로 봐야 하는 것들이 많아요. 작은 변화를 체감할 때 가장 기쁩니다. 용기를 낸 덕분에 ‘모악산의 아침’에서 나오는 쓰레기도 줄였고, 사회적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으니까요. Keep Going! 기후위기와 비거니즘은 ‘지속하는 것’ 이 가장 중요해요. 채식하는 요일을 정해서 실천하고 비거니즘 책과 영상을 많이 접해보세요. 처음에는 낯설겠지만 인지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거예요.
홍지연 패브릭 공예가·‘포옹의 겹’ 대표
반가워요! 저는 ‘포옹의 겹’을 운영하는 홍지연입니다. 입도 8년 차 제주도민이에요. 패브릭 공예가로서 지속가능한 포장법을 제안하고 있어요.
수많은 물음표를 거쳐 2019년쯤이었을 거예요. 해안 도로를 걷다 비닐봉지랑 플라스틱, 물티슈, 일회용 컵 등이 엉켜 있는 장면과 맞닥뜨렸어요. 그 충격적인 장면을 통해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죠. 처음에는 무엇부터 시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거대한 목표를 세우려 했던 거 같아요. 소소하게 샴푸 바와 설거지 바로 교체하고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애용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최근엔 미세 플라스틱 주범인 ‘물티슈’에서 해방되기 위해 도전 중이지요.
가리어진 면을 상상하며 미세 플라스틱 사용량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요. 이들은 생태계 순환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죠. 물티슈는 우리 가까이에 너무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존재하고요. 그 편리함에 가려진 위험성을 곱씹다 보니 점점 멀어지더라고요. 물티슈와 이별했을 뿐인데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매번 사용하면서도 유해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어 개운하지 않았는데 그런 불안함과 죄책감이 모두 사라지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실천하려면 감수해야 할 게 많아요. 하지만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내다 보면 지구와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필요 없는 소비를 당당하게 거부하세요. 끝도 시작도 우리 손에 달려 있어요. 우리는 지구를 떠날 수 없어요!
에디터 오은재
일러스트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