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들

에이트리

나무를 심은 사람들

에이트리

한 그루의 나무가 심어질 때, 많은 풍경이 바뀐다. 도시에 숲이 생겨날 때, 주택에 정원이 생겨날 때, 그 나무의 자손들이 강가에 살풋 자리를 잡을 때, 그 곁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Interview
조경가 김상윤, 박지호

에이트리Atree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저희 두 명 모두 같은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김상윤 대표는 조경디자인·설계사에서, 박지호 대표는 조경시공사에서 실무를 경험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설계와 시공이 분리된 채 이루어지는 조경 프로젝트의 문제점과 회사의 시스템에 대해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에이트리를 시작하게 됐어요.

시작할 때의 목적과 방향은 어떤 것이었나요?
에이트리의 목적과 방향은 명확했어요. 김상윤은 디자인과 설계를 하고, 박지호는 연속적인 과정에서 시공을 진행하는 거였죠. 사실 역할이 명확하게 분리되지는 않아요. 다만 한 회사에서 설계와 시공을 같이 하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피드백 과정이 끊임없이 오고 가죠. 그리고 항상 같이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것을 선호하기도 하고요.

두 분이 처음 조경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둘 다 대학 학부생 시절에는 건축을 전공하려 했어요. 그런데 조경의 전망이 좋다는 주변인들의 유혹에 급하게 조경학으로 바꾸게 되었죠. 대부분의 한국 대학생들이 그렇듯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춰 전공을 정하고 관심을 가지게 된 평범한 학생이었거든요. 다행히 그 흐름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식물을 다루고 이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고 있어요. 조경이라는 학문이 포괄적이다 보니 다른 영역과의 확장성에 많은 매력을 느끼기도 하고요. 

에이트리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처음 회사를 만들기로 했을 때, 둘이 머리를 맞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툭 하고 나온 이름이었어요. 나무 한 그루 정도의 의미면 좋을 것 같다, 그게 다였죠. 여기저기에 큰 의미를 굳이 부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도 아니라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다 나온 에이트리라는 이름에 만족하고, 불만 없이 지금껏 써왔어요.

저에게는 조경가, 가든 디자이너 등 식물이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매만지는 직업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졌어요.
조경가는 넓은 외부 공간의 모든 행위와 관련된 영역의 공간을 다룰 수 있어요. 공적인 의미의 광장에서부터 가로공간, 공원, 테마파크 등의 마스터플랜 계획과 디테일한 시설물과 식재 디자인까지 다뤄요. 디자인 능력 외에도 인문학적인 소양이 많이 필요하기도 하죠. 가든 디자이너의 경우 공적 또는 사적인 영역의 정원을 계획하고 조성하고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돼요. 조금 더 디테일한 소재와 규모를 다루죠. 정원 디자인의 영역이 조경에 포함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조경가와 가든 디자이너의 업역을 가르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의 성향 및 능력에 따라 프로젝트의 수행 비율이 결정되고, 회사의 성격 또한 결정되겠죠.

그렇다면 에이트리에서 하는 일의 범위는 어떤지 궁금해지네요.
에이트리는 마스터플랜 위주의 조경 계획 프로젝트에서부터 크고 작은 규모의 정원 디자인 및 시공 프로젝트 대부분을 수행하고 있어요. 정원 프로젝트만 수행하다 보면, 큰 스케일의 경관과 연결성을 놓치기 쉬워요. 반대로 마스터플랜 위주의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디테일한 식재 디자인 등을 놓치기 쉽죠. 그래서 에이트리에서는 균형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정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들고, 그 이외의 마스터플랜 위주의 조경 계획 설계 또한 지속해서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요. 정원을 디테일하게 직접 만든 노하우로 마스터플랜 계획을 하기도 해요.

조경을 할 때 에이트리가 지향하는 방식이 있나요?
정원을 계획할 때는 항상 식재 디자인 이전에 명확한 프레임을 잘 구성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단순히 보기 위한 정원이 아닌 어떤 활동과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건축 유닛을 구성하듯이 정원을 구획하죠. 그리고 이후에 도입하게 되는 식재는 클라이언트의 특별한 요구가 없는 이상, 한 장소에서 예전부터 오랫동안 존재했던 경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요. 작위적인 풍경을 선호하지 않거든요. 식물은 주변 경관과 어울릴 수 있고, 그 자리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 가장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조경 과정 중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공간을 만드는 일은 많은 시간의 투자와 노력, 복잡한 과정이 필요해요. 거기에 더해, 조경 공간은 수많은 식물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하고요. 살아 숨 쉬는 생명이기에 항상 많은 어려움이 있죠. 이런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힘을 내고 즐거울 수 있는 건 공간을 조성한 후에 식물이 자리를 잘 잡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가며 변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때문인 것 같아요. 더불어 이런 모습을 보고 클라이언트가 만족해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죠.

건축가나 클라이언트 사이에서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고충이 있다면요?
건축가보다는 클라이언트와의 조율 과정에서 간혹 어려움이 있어요. 아무래도 식물에 대한 문제겠죠. 실외 정원과 실내 정원으로 크게 나누어 본다면 실내 식물의 경우는 농원에서 잘 관리되고, 사계절 푸르름을 유지한 채 평준화된 컨디션을 갖춘 식물들로 즉시 정원을 조성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실외 식물의 경우 조성하게 될 지역의 기후에 맞춰 사계절 유지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자연지반 또는 인공지반에서의 앞으로의 식물 성장 변화를 예측하고 식재를 하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식재를 할 당시의 기후 및 식물 수급, 수목굴취 상태에 따라 조성 후 경관이 평준화되기 쉽지 않죠. 규격에 따라 일정 면적에 식재할 수량을 판단하고, 성장에 따라 조성 후에는 잎이 많이 없기도 하며 풍성하지 않을 경우도 많고요.

조경이 끝났다고 해서 그 모습이 ‘완성’된 상태를 의미하는 건 아니겠네요.
식물은 성장하기 때문에 그것을 예측하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비워두기도 해요. 하지만 이를 경험해보지 않은 클라이언트는 조성 후의 풍성하지 않은 모습에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경우 설명이 쉽지 않을 때도 있지만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뒤 바뀌는 정원의 모습에 크게 만족하기도 해요. 조경 공간은 조성 후가 가장 좋지 않은 컨디션이에요. 하지만 식물들은 계속해서 변하고 성장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알찬 공간을 만들어주고요. 정원을 만들 계획이 있다면, 이런 점을 잘 알아주셨으면 해요.

면적 약 60평 이상의 집을 지을 때는 일정 면적 이상의 조경을 해야 준공 받을 수 있고, 식재 비율에도 기준이 있다고요.
건축법에 비해 조경 기준은 굉장히 미흡한 실정이에요. 현행법규상 조경법 또한 따로 존재하지 않고 건축법규상의 기준에 몇 가지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을 뿐이죠. 이런 실정은 식물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아직 사회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조경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슬픈 현실이죠. 

정해진 기준이 제약이 될 때는 없나요?
현행법규상 조경 기준을 적용하여 의무적인 식재 수량을 산출하면, 굉장히 적은 수량과 작은 규격의 식물만이 식재돼요. 형식적인 수준일 뿐이에요. 물론, 저희에게 의뢰하는 클라이언트의 경우 이런 법규와 상관없이 다양한 수종과 규격의 식물을 원하시는 분들이지만, 일반적인 건물주들은 형식적인 조경 기준 앞에 흉내만 낼 뿐이죠. 단순히 저희 업역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환경을 위해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진리예요. 현행법규상 조경 기준은 굉장히 미비한 상태라 제약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예요.

조경 작업을 할 때 가장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특별한 장소보다는 일반적인 풍경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산을 오르내릴 때나 평범한 시골 풍경에서도 좋은 영감을 받기도 하고요. 특히 남한산성 풍경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남한산성 풍경과 관련한 작업을 통해 미술원 석사과정에 진학한 적도 있어요. 한때 한국 전통정원에 빠져 전국을 돌며 답사를 다닌 적도 있고요. 그때 기억과 기록된 사진, 스케치들이 아직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식물을 활용한 플랜테리어가 유행인데, 조경 작업을 한 이태원의 디저트 카페 ‘수르기’에서는 얕은 토심부터 깊은 토심까지 깊이에 따라 다른 식물을 심었다고 들었어요.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게 맞겠지만, 조경이 그저 인테리어의 한 요소로 그치는 것 같아 많아 이 부분에 대해 꼭 얘기하고 싶었어요.
최근 플랜테리어라는 신조어 등장과 함께 인테리어 분야의 새로운 스타일로 많은 장소에서 만들어지고 있어요. 식물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재미있는 현상이기도 해요. 반면에 많은 걱정이 생기기도 하죠. 말씀하신 대로, 단순히 식물을 인테리어의 한 가지 요소로 생각하며 식물의 조형적인 형태에만 관심을 가지는 태도가 대부분인데요. 식물의 살아있는 생명력을 살피고 돌보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려는 게 아니라 식물의 외형적인 부분에 치중하다 보니 자칫 식물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해요. 

그렇다면 실내 조경을 할 때 어떻게 해야 식물과 공간에게 바른 태도라고 생각하나요?
당연한 사실이지만, 식물은 원래 땅에서 자라야 해요. 식물의 아름다움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위해 실내로 들여왔다면 식물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잘 보살펴줘야 해요. 빛은 얼마나 들어오는지, 환기는 얼마나 자주 할 수 있는지, 배수는 원활하고 관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는지, 플랜터 또는 화분의 크기는 식물의 규격과 잘 매치가 되는지, 겨울철 온도 관리가 가능한지 등 식물을 실내로 들이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요.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단순히 식물이 예쁘다는 생각 이전에 내 주변 환경을 먼저 체크해봐야 되겠죠. 그게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고요.

직업상 자연을 늘 가까이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계속 공부하고 있나요?
일종의 직업병이 있는 것 같아요. 길을 가다가도, 음식을 먹으러 가게에 들를 때도 주변의 식물들을 보고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살펴보게 돼요. 그런 것들이 모두 많은 공부가 돼요. 국내외 여행을 가더라도 그 지역의 수목원이나 공원을 들르게 되고요. 식물과 관련한 책들, 수목도감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에이트리에서 한 작업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최근보다는 초창기 프로젝트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저희가 에이트리를 할 수 있게 큰 힘이 되어주기도 했던 작업이고요. 2013년에 한국에서는 최초로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됐어요. 영국으로 치면 첼시플라워쇼 같은 큰 페스티벌이었죠. 여러 정원들이 조성되었지만, 작가정원 부문이 따로 분류되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작가들까지 초청되어 정원 작품을 가지고 경쟁을 했어요. 물론 이전에 제안서를 제출하여 당선 후 조성 기회를 얻어 놓은 상태였어요. 쇼는 2013년이었지만, 2011년부터 계획했고 2012년 가을부터 조성했어요. 개최 지역인 순천에서 석 달가량을 먹고 자고 지내며, 정원 만드는 일에 힘을 쏟아부었어요.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한데요.
당시 한국 전통 정원에 관심이 많았고, 영국 정원을 포함한 여러 유럽 양식의 정원을 모방한 스타일이 우후죽순 국내 곳곳에 흉내만 낸 채 만들어지는 모습에 깊은 염증을 느낄 무렵이었어요. 그래서 계획했던 작업이 한국의 부뚜막 정원Korean kitchen garden이었고, 단순히 전통 정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답습하는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형식을 취한 정원을 만들었어요. 황토를 빗는 과정부터 부뚜막을 만들어 그 솥에서 물을 끓여 기와를 쌓고 식재를 하는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손수 만들어 갔죠. 부서진 기와는 현장에서 바닥 포장 재료로 활용하고, 우물을 만들어 작은 연못으로 흘려 보내기도 했고요.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었고 결과도 좋았어요. 작가정원 부문 금상을 받았으니까요. 여러모로 추억도 많이 쌓고 공부도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잊을 수 없는 프로젝트죠.

상업 공간을 만들 때와 개인 정원을 만들 때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요?
결과적으로 만들어지는 정원의 모습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클라이언트의 성향에 따라 공적인 공간이 될지, 사적인 공간이 될지 결정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비율로 따진다면 개인 정원이 좀 더 사적인 모습일 경우가 많지만요. 저희가 그렇게 되도록 유도하기도 하고요. 단지 차이가 있다면 상업 공간의 경우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은 식물군으로 계획되지만, 개인 정원의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맞춰 식재를 계획해요.

조경할 때 흔히 돌이나 나무 같은 자연물이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혹시 이런 자연물 외에 시도하는 재료가 있나요?
자연 소재 외에도 철물이나 콘크리트 등 다양한 소재의 물성을 이용하여 정원을 만들어요. 그중 반사 프레임을 이용해 작업한 경우도 있었어요. 강화유리 거울, 아크릴 거울, 미러마감의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 등을 이용했어요. 특별한 소재이기 때문에 개인 정원이나 상업 시설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려워, 가든쇼에 작가정원을 출품할 경우 활용한 적이 있었죠. 건축적인 소재로도 많이 사용되지만, 식물들과 함께 반사 프레임을 사용할 경우 특별한 경험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반사 프레임을 이용하여 산란하는 빛을 비춰주고 사방을 식물로 둘러싼 채 오로지 자연 속에 비친 혼자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정원을 만든 적이 있어요. 자연에 마주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반사 프레임을 이용한 작업은 기회가 된다면 연작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소재 중 하나예요.

조경이 잘 되어있는, 좋아하는 장소를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상업 시설의 경우는 퀸마마마켓을 추천하고 싶어요. 저희가 작업한 곳이라고 추천하는 건 아니고요, 끊임없이 식물 또는 일상과 관련한 콘셉트를 변화하고 시도하며 좋은 상품과 멋진 공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거든요. 가드너분이 상주하고 계셔서 실내외 식물들을 잘 관리해주기도 하고요. 한 곳을 더 추천해드리자면, 한국자생식물원이라는 곳이에요. 강원도 평창에 있는 곳인데, 다양한 자생식물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분홍바늘꽃과 벌개미취가 보여주는 넓은 들판의 경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거든요.

식물 생육의 조건을 바람, 물, 햇빛이라 꼽는데, 개인적으로 그 외에 중요한 것들이 있다면요?
토양 또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죠. 토양 내 수분 함량 또는 입자에 따른 공극률에 따라 생육이 가능한 식물군이 달라지거든요. 화분 또는 플랜터에 식재할 경우 식물에 따른 토양 환경을 잘 선택해야 해요. 외부 공간의 자연지반에 식재할 경우는 인위적으로 토양 개량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토양의 상태가 건조지인지 습윤지인지를 판단하고 거기에 맞는 식재 계획을 해야 하죠.

‘누군가의 정원’이 아닌 ‘자기만의 정원’도 가꾸고 있나요?
에이트리 농장을 가꾸기 위해 현재 경기도 일대에 토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오래전부터 꿈꿔오다 최근에는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농장에서 나무도 키우고, 여러 가지 실험도 해보려고요. 모델화된 정원도 만들고요. 사적인 정원보다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는 나무 농장의 모습일 듯 해요.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작은 테라스 정원과 실내에서 크고 작은 화분을 스무 개 정도를 꾸준히 가꾸고 있습니다.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주죠.

정원 가꾸는 일의 가장 좋은 점은 무얼까요?
식물을 곁에 두면 지루할 틈이 없어요. 시간의 변화에 따라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꾸준히 보살펴줘야 하거든요. 정원을 가꾸는 일은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들어주고, 많은 영감을 줘요. 과거의 많은 예술가들은 그들만의 정원을 가꾸고 그 과정을 통해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클라이언트 작업 외에 두 분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작업이 있나요?
현재는 에이트리 농장을 잘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둘 다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일에서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도시 내에 다양한 정원 문화와 공간을 느낄 수 있는 상업 시설을 직접 조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어떻게 보면 조경은 인공적으로 자연을 재배치하는 것이지만, 그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찾아가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두 분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조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가장 좋은 조경은 새롭게 조성했어도 오래전부터 그곳에 존재해왔던 풍경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쉽지는 않죠. 현실적인 예산 문제부터 어떤 나무를 구해서 이식할지까지 많은 문제가 있으니까요. 더불어 항상 주변 경관과 연계한 조경 계획이 필요해요. 자기 혼자 잘난 맛에 튀는 조경은 오히려 하기가 쉬워요. 자연스러운 연속성을 유지한 채 특별한 컨셉 또한 가지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반대편 집에 벚나무 가로수가 있다면, 우리 집에도 벚나무 가로수를 식재하여 벚나무 터널을 만들어주는 식으로요.

에이트리가 추천하는
자연을 닮은 책

다시, 그림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마틴 게이퍼드 지음|디자인하우스

“개인적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업들을 좋아해요. 그림에서부터 노년기에 작업한 사진을 통해 그가 바라보는 풍경의 구성 방식들은 많은 영감을 주죠.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라는 인터뷰 형식의 이 책은 자연을 오랫동안 관찰한 노작가의 시선에서 자연풍경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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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포토그래퍼 이현아

자료 제공 에이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