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내가 보여요

키키·프랭키 — 재지마인드

유튜브 채널 ‘재지마인드JazzyMind’를 운영하는 키키, 프랭키의 여행지는 그리 멀지 않다. 쉼과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면 문밖으로 나선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된다고 믿는 까닭이다. 그래서 서울 속 가까운 동네를 걷고 또 걸으며 익숙한 풍경을 다시 본다. 내가 아닌 모습이 되려고 잔뜩 힘주지 않고, 지금의 나는 어떤지 가만히 살피며 삶을 걸을 뿐이다.

북촌에서 만나게 되었네요. 얼마 전 근처로 이사했죠? 

프랭키 맞아요. 내수동이라고, 경희궁 바로 옆에 살고 있어요. 여기 오는 데 걸어서 20분 정도 걸렸어요. 

 

새로운 터전으로 광화문 일대를 고른 이유가 있어요? 

키키 오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서 자주 찾는 동네였거든요. 왜 이렇게 좋아할까 생각해 보니까, 서울의 역사, 문화, 예술이 한데 모여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거리를 걷기만 해도 다양한 장면을 계속 마주하게 되고, 그게 마치 여행하는 기분을 주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근처를 걷다 우연히 들어간 아트북 서점에서 한영수와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사진집을 봤어요. 두 사람 모두 1950-60년대에 왕성히 활동한 사진가들이라 시공간을 뛰어넘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광화문 일대에서는 이런 기분 좋은 우연을 자주 마주치게 돼요. 저는 문화예술을 잘 모르는데 새롭게 배우기도 하고요. 이사하고 아주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일상에서 체감하는 다른 변화도 있어요? 

키키 전에 살던 동네는 산책 코스가 한정적이었어요. 지금은 경복궁, 북촌, 정동까지 다양한 선택지에 자유로움을 느끼죠. 가는 음식점이 달라지니 식사도 바뀌고, 프랭키와 대화 주제도 달라졌어요. ‘저 외국인 관광객은 왜 한국에 왔을까, 어디서 왔을까?’처럼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더라고요. 

 

두 분은 유튜브 채널, 재지마인드를 운영하고 있죠. 구독자로서 궁금했던 건데요. ‘재지’와 ‘째지’ 중에서 어떤 게 맞는 발음이에요. 

프랭키 아, 채널 이름이요? 우리는 ‘재지’와 ‘째지’ 중간 정도로 발음해요(웃음. 마음대로 읽어도 좋아요. 재지하게. 

 

그럴게요, 재지하게(웃음). 채널 소개 글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어요. “Jazzy한 마인드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떤 의미예요? 

프랭키 아티스트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는, 건강이 악화돼 큰 붓을 들 수 없게 되자 가위로 종이를 오려서 날아가는 새나 춤추는 사람을 표현했어요. 그 작품집 이름이 《Jazz》예요. 재즈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는 “만약 실수를 하지 않고 있다면 그게 실수다.” 라고 했어요.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재지한 마인드란 ‘자유롭고 즉흥적이지만 주어진 시간에 책임감 있게 연주하는 태도’라고 생각했어요. 마찬가지로 우리도 자유롭게 삶을 살아가되 내 선택에 따른 책임을 성실하게 다하려고 해요.

유튜브 영상 속 키키(좌), 프랭키(우)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했는지도 궁금해요. 

프랭키 전에는 둘 다 직장인이었어요.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는데, 선택에 따른 책임은 져야 했죠. 돈을 벌기 위해서 뭘 해볼까 하다가 우리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브랜드 이름도 짓고 제품도 만들고, 오프라인 매장도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우리라는 사람이 브랜드가 되어 보기로 했어요. 어떤 브랜드든 대표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식으로 전개되니까, 먼저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 매체로 우리에게 익숙하고 많은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는 유튜브가 적합해 보였어요. 

 

영상에는 서촌, 연희동, 성북동처럼 가까운 도심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 나누는 모습이 담기던데요. 이런 장면을 보여주고 싶은 이유가 있어요. 

키키 처음엔 얼굴을 가리고 대본 읽듯 찍어보고, 산책하다가 즉흥적으로 촬영도 해보고, 대사 없이 영상만 만들어보기도 하고, 카메라 정면 보고 말해보기도 했어요. 해보니까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나’로 대화하는 모습이 제일 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프랭키 영상 하나 찍고 편집해서 올리기까지 며칠씩 걸리는데, 낯선 내 모습을 계속 마주하는 게 가끔 불편하기도 했고요.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하고 좋아하는 게 걸으면서 대화하는 거니까, 그 일부를 촬영해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죠. 

 

왜 걷는 동안 가장 나답다고 느끼는 걸까요? 

키키 사실 산책하며 나다워진다고 의식하진 않는데, 영상으로 지난 내 모습을 보니까 ‘아, 이게 가장 자연스럽구나.’ 싶더라고요. 산책을 나가면 보고 싶은 대로 보고, 걷다가 멈추고, 벤치에 누워보기도 하죠. 그렇게 순간순간 내가 선택하는 행동들은 나를 위한 거니까, 나다워지는 방식이 아닐까 싶어요.

도심 산책 영상에는 “서울 여행”이라는 표현이 종종 쓰이더라고요. 일상 공간인 서울을 여행한다니, 재지마인드에게 여행의 의미는 조금 다른가 봐요.

키키 네. 전에는 일 년에 한두 번 시간을 내서, 돈과 계획을 준비해 멀리 떠나는 걸 여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여행하는 목적을 돌아보니까 쉼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얻고 싶어서더라고요. 그것들은 굳이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일상에서도 찾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매번 오가던 길을 다른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했어요. 또 그 경험을 영상으로 남기고 공유하고요.

 

가까운 골목도 얼마든지 여행지가 될 수 있군요. 행선지나 영상 주제는 어떻게 정해요? 

키키 장소와 주제를 고민하던 시간도 있었는데, 그 시간은 타인이 뭘 좋아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지 저를 위한 시간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즉흥적으로 가고 싶은 곳으로 향하고, 대화하고 싶은 소재를 이야기해요. 모르는 길로 빠져들기도 하고, 맛있는 빵집도 발견하면서 발 닿는 대로 다녀보는 거예요. 발바닥이 아파오면서 ‘이제 집에 가볼까.’ 싶을 때 자연스럽게 돌아가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영상 주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편집을 하면서 주제가 나타나기도 해요.

프랭키 주제에 대한 고민은 매일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 같기도 해요. 일상 속에서 마주친 것들에 관해 일기를 쓰거나 서로 대화하면서 생각을 깊이 있게 나누죠. 그러다 산책하면서 마주치는 장면들을 보고 떠오르는 걸 담는 식이에요. 주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해 두고 영상에 반영하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계속되는 고민이 촬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거예요.

 

취미인 산책이 어떻게 보면 일이 된 건데, 쉼에 방해가 되지는 않아요?

프랭키 신기하게 완전히 일만 하는 기분은 안 들어요. 자유롭게 걸으면서 나를 돌보고 풍경에 치유받거든요. 그래서 일 속에 적당한 쉼이 녹아든 느낌이에요.

 

바깥을 걷는 일은 두 분이 가장 좋아하고 자주 하는 일이라고 했죠. 주로 어떤 상태나 기분일 때 나서요?

키키 기분을 환기하고 싶을 때 주로 나가는 편인데요. 집 안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대화가 길어질 것 같으면 밖으로 떠나요.

 

어머, 계속 자리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요?

프랭키 네. 우리한테는 바깥으로 나가는 일이 회사에서 회의실 잡는 거랑 비슷해요. 산책은 긴 대화를 더 길게 할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걷다 보면 보는 풍경이 계속 바뀌니까, 생각이 뚝 끊긴다기보다 창의적인 생각이 연속적으로 떠올라요.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나들이는 두 분에게 어떻게 쉼이 되나요? 집에서 여가를 즐길 때와 비교해서요. 

키키 집에서의 쉼은 몸이 쉰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밖으로 나가면 마음까지 쉬는 느낌이에요. 과학적으로 말하면 뇌가 쉰달까요. 고민거리가 있으면 집에서 책을 읽거나 누워 있다가도 문득문득 그 생각이 나거든요. 그런데 밖에 나가면 고민이 고여 있지 않아요. 막혀 있던 생각이 흐른다는 느낌을 받죠. 일상에서 한 발짝 멀어져서인지 현재에 집중하게 되고요. ‘아, 나 물소리 좋아하네. 새소리도 좋아하네.’ 같은 걸 느끼면서요. 결국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가는 시간이 돼요.

 

공감해요. 걱정에서 벗어나 훌쩍 떠나온 기분이 들죠. 

키키 나들이는 듣기만 해도 너무 기분 좋아지는 말 아닌가요? 강아지들한테 “산책!” 하면 기분이 확 좋아지는 것처럼요(웃음).

프랭키 저는 산책 안 하는 날이 거의 없어요. 잠깐 슈퍼 가거나 쓰레기 버리러 가도 잠깐 걷다 들어오죠. 제게 없어서는 안 되는 활동이에요.

키키 산책하자고 할 때 프랭키가 거절한 적이 없어요. 강아지 같아요(웃음).

프랭키 하하하.

 

프랭키 씨가 전에 영상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내가 원하는 대로 발걸음을 내딛고 책임지면 돼. 실패하면 추억이고 성공하면 기쁘고. 산책은 우리 삶이랑 비슷한 것 같아.” 밖으로 떠나는 일과 우리 삶이 왜 닮았다고 생각했는지 더 들어보고 싶어요. 

프랭키 사실 질문지 읽으면서 그때 뭔가 멋져 보이려고 했나 싶었는데요(웃음). 답해보자면… 제가 했던 말은 산책을 왜 좋아하냐는 키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어요. 답을 고민하는 사이에 어느새 제가 발을 옮기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걸음이 다 선택인 거죠. 영상을 찍을 때 제가 먼저 움직이면 카메라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서, 걸음 하나하나가 이 영상의 흐름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책임감도 느껴요. 그런데 그게 인생이랑 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유롭게 걸어 나가면서도, 그 선택에 책임지는 태도. 골목 끝까지 가보고 좋으면 더 가고, 아니면 돌아오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 과정이 결국엔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키키 씨는 그 대답을 듣고 어떤 생각을 했어요? 

키키 산책과 삶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고요. 밖에서 걷다 보면 어떤 장면을 마주칠지 모르잖아요. 매일의 삶도 불확실의 연속이죠. 하지만 산책에서는 쉽게 발을 내딛어도 삶에서는 무언가를 두려움 없이 선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달라요. 

 

그러게요. 산책처럼 인생도 가볍게 걸어 나가면 될 텐데. 

키키 그만두고 싶으면 멈춰서 돌아오고, 다른 길로도 가보고. 산책하듯이 살아가면 좋겠다 싶어요. 

프랭키 말하다 보니까 정말 그렇게 살고 싶네요. 《빵 고르듯 살고 싶다》라는 책도 있잖아요. 먹고 싶은 빵은 쉽게 고르고 처음 보는 빵도 고민 없이 먹어보는데, 인생을 대할 때는 그러기 쉽지 않아요.

키키 씨는 두 사람의 나들이를 카메라나 그림으로도 기록하는 것 같던데요. 

키키 맞아요. 하루에 한 장이라도 사진을 남기려고 해요. 카메라를 들고 문밖을 나서면 여행자가 된 것만 같죠. 무언가를 찍으려고 하니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그걸 발견했을 때 기쁘더라고요. 집에 돌아가자마자 찍은 사진을 살펴보면 특별한 하루를 보낸 것처럼 느껴져요. 카메라로 나들이를 기록하면서 일상이 특별한 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죠. 이런 기록 도구가 더 많았으면 좋겠어서 아이패드에 그림도 그리기 시작했어요. 찍은 사진을 보고 오늘 느낀 감정을 섞어서 마음 가는 대로 그려보는 거예요. 잘하려고 하지 말고 편안하게 꾸준히 기록을 남겨보고 싶어요. 

 

이제 퇴사라는 쉼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요. 직장 생활을 마무리 지은 이유는 뭐였어요? 

프랭키 직장 생활할 때는 출근하고 돌아와서 쉬기 바빴어요. 직장에서 성과도 잘 내고 인정받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회사 들어갔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는 회사 오래 못 다니겠구나.’ 그런데 너무 오래 다닌 거죠(웃음). 남들은 불만 없이 일을 척척 해내는데 저는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납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었어요.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쌓여가고 더 늦으면 내 인생을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위기감을 느끼던 무렵, 키키가 먼저 직장을 그만뒀고 이어 저도 퇴사했죠. 신기하게 그때 제 안의 답답함이 절반 정도 해소가 되더라고요. 키키가 퇴사하고 혼자 이것저것 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은 거죠. 

키키 저는 오로지 돈 때문에 회사를 다닌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어요.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그만뒀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하기 싫은 일은 안 하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쉼이 불안하게 느껴진 적은 없어요? 

프랭키 ‘프리랜서’라는 말이 원래는 영주에게 고용되지 않고 자유롭게 싸우는 창기병을 뜻한다고 해요. 막상 프리랜서가 되어 보니 자유롭긴 하지만 창 없이 전쟁터 한가운데 선 기분이었어요. 그런 불안감과 동시에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도 분명 있었죠. 사실 회사에 있을 때도, 프리랜서가 된 뒤에도 불안한 건 똑같아요. 회사에선 ‘내가 원하는 일을 못할까.’ 걱정하고, 프리랜서가 된 뒤엔 ‘자립하지 못할까.’ 두렵죠. 다만 이전과 다른 건 삶에 대한 불만 대신 기대가 있다는 점이에요. ‘이대로도 괜찮겠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까?’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여백의 시간이 앞으로의 삶을 기대하도록 만들어준 거네요. 

프랭키 퇴사 후에 여러 사업도 시도해 봤으니까 마냥 쉬기만 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쉼이라는 게 의미 있는 장치라는 생각은 들어요. 종일 집에 있으면 문득 외출하고 싶어지는 것처럼, 쉬니까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회사에서 근무할 땐 몰랐던 감정인데, 중간에 쉰 덕분인 것 같아요. 만족스럽지 못한 나를 비워내려면 삶 중간에 쉼을 끼워 넣고, 자발적인 ‘하고 싶다.’는 마음을 기다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키키 쉼이라는 여백 속에서는 잠시 멈춰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는 느낌이에요. 그 시간 동안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부분이나 계속 마음에 걸리던 것들을 다시 마주하게 돼요. 그러면서 ‘아, 이렇게 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생겨요. 결국 제 안에서 용기가 되고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야기 나눌수록 원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삶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키키 맞아요. 원하는 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간다면, 나다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에는 이런 삶이 거창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실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건, 사소하거든요.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그림을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커피를 마시고. 우리는 이런 일상을 영위해 나갈 방법을 고민 중이에요.

자유로운 나만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지금까지 내린 결론이 있어요? 

프랭키 아이러니하게도 자유로움을 유지하려면 규칙이 필요하더라고요. 시간을 성실히 쪼개서 사소한 규칙도 만들고, 건강도 챙겨야 오랫동안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매일 일기도 쓰고, 일주일에 영상 한 편씩 꼭 올리고, 달리기도 꾸준히 하는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을 습관으로 만들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남들을 따라가게 되죠. 그럼 원치 않는 걸 다시 버티며 하게 되고요. 

키키 저는 루틴, 규칙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어요.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고 자는, 자유로운 생활을 꿈꾸잖아요. 그런데 내가 원하는 루틴은 오히려 나를 자유롭게 하더라고요. 방학 숙제처럼 남들이 만들어주는 규칙 말고요(웃음). 

 

재지한 마인드로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지금 어디쯤 와 있다고 느껴요? 

프랭키 처음엔 이 여정이 언젠가는 완성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제는 달라요. 계속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한 거고, 어쩌면 평생 이어질 지도 모르겠어요. 세상도 변하고, 환경이 바뀌면 가치관도 변하잖아요. 사는 곳이 바뀌거나 문화가 달라지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바뀌게 되고요.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게 달라지고, 그걸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지금 내가 어느 정도쯤 와 있는지 정확히 말하긴 어렵고, 그냥 ‘나’라는 중심을 향해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키키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정말로. 이 여정의 어디쯤 왔는지 죽기 전까지 모르지 않을까요(웃음)? 확실한 건, 유튜브 채널 ‘재지마인드’가 나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카메라로 보고, 영상 편집하면서 나를 반복적으로 보니까요.

프랭키 저도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게 되더라고요. 사람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잘하고 싶을 때 긴장된다고 하잖아요. 되고 싶은 나와 진짜 내 모습이 비슷해질 때 편안하죠.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는 그 격차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어요.

“천천히 걸어보세요. 따라가면서 찍을게요.” 셔터음이 계속되는 동안 발걸음을 옮기는 두 사람을 보면서, ‘산책할 때 가장 우리답다.’던 말을 확신했다. 정독도서관 이곳저곳을 거니는 장면은 그날 본 두 사람의 모습 중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했으니까. ‘오롯한 내가 되는 가장 기분 좋은 방법을 안다는 건 무척이나 귀한 일이야.’ 북촌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 나는 좋아하던 벽화를 좀더 유심히 보거나 보폭에 집중하며 걸었다. 나는 어떤 장면과 속도를 좋아하는지, 좀더 알아챈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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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차의진

포토그래퍼 박은비